[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본인 스스로를 하동 안의 개구리로 소개할 만큼 하동을 떠나서는 설명이 불가능한 사람, 시골 공무원 조문환의 눈길이 이번에는 평사리에 머물렀다.
2011년 '시골공무원 조문환의 하동편지'와 2013년 섬진강 에세이 '네 모습 속에서 나를 본다'에 이은 세 번째 출간으로, 지난 2년간 아시아경제에 매주 기고한 글을 다듬고 정리해 한권의 책으로 묶었다.
'평사리 일기'는 사소한 일상에 발걸음을 멈추고 귀 기울여 자연의 소리에 경청한 작품이다. 한권의 사진작품집과 같을 만큼 사진에 공을 들였고 작가 특유의 따뜻한 감성을 더해 고향에서 온 편지를 받은 느낌을 갖게 했다는 평가다.
"우리 사회는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이, 공룡처럼 큰 덩치와 속도 지상주의로 대표되는 초일류문명에 빠져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저는 역설적으로 낮고 작고 느린 것이 결국 이 땅을 지탱해 내게 한다는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어요"라고 작가는 말한다.
사실 지금까지 그가 펼쳐낸 작품은 모두 이런 그의 사상이 진하게 배여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글과 사진은 기성 작가들처럼 기교를 부리거나 마냥 매끄럽지는 않다.
오히려 가공되지 않은 보리밥이나 현미밥처럼 거칠고 정제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맞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의 글과 사진은 평사리 청보리밭 물결을 보는 것 같고 형제봉자락에서 불어오는 솔바람 소리가 들리는 듯 맑은 감성을 선사한다.
평사리의 일상 속에서 아름다운 가치를 발견해 내는 따뜻한 겹눈을 지닌 조문환씨의 시선을 통해 때로는 우리를 황홀하게 하고, 기쁘게 하고, 또 아리게도 하는 무공해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1963년 적량면에서 태어난 조문환씨는 1989년 공직에 첫발은 내디딘 후 문화관광과 관광마케팅계장, 기획감사실 기획계장을 거쳐 지난해 4월 사무관으로 승진해 경제수산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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