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시설 건설에 6억∼7억달러, 고농축우라늄 개발에 2억∼4억달러, 핵무기 제조 실험에 1억6000만∼2억3000만달러, 핵융합 기초연구에 1억∼2억달러 등 핵무기 개발에 11억∼15억달러를 투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핵무기의 소형화기술을 보유했다는 주장이 연이어 나오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현재 개발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우리 군의 평가와는 다른 것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일 열리는 북한연구학회 춘계학술회의에 앞서 공개한 자료에서 "북한은 핵실험 이전에 자주적인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초기 개발단계부터 소형화된 탄두를 목표로 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 후발국이지만 중단거리인 노동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소형화된 핵탄두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의 핵개발 다음 단계로 고농축우라늄(HEU)에 기반한 대량생산체제 구축이 될 것이라며 "북한도 플루토늄을 활용하는 내폭형 기폭장치를 개발했으므로 이를 HEU에 적용해 더 많은 수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북한은 핵물질에 중수소화리튬 등을 넣어 부분 핵융합을 일으키는 강화형 핵무기를 개발해 중량 대비 위력을 증가하는 방법을 개발할 것으로 이 선임연구위원은 예상했다.
북한은 2006년 10월9일과 2009년 5월25일에 각각 진행된 1차와 2차 핵실험은 플루토늄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3차핵실험에서는 우라늄을 이용했다. 우리 군당국은 북한이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등 핵물질 보유량을 꾸준히 늘리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영변 우라늄 시설에서 2010년 말 이후 연간 최대 40㎏의 HEU를 생산할 수 있는 2000기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2000대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한다면 연간 40㎏의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우라늄 매장량은 2600만t에 이를 정도로 풍부하고 순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즉, 북한이 우라늄을 이용해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보유할 수 있는 핵무기 수가 무한정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핵무기 소형화에 대한 의견은 이 선임연구위원과도 일치한다.
윌리엄 고트니 미군 북부사령관은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하는데 성공했고 KN-08 미사일에 장착해 미 본토로 발사할 능력이 있다는 게 우리의 평가"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또 미국 '성조지'는 고트니 사령관이 "KN-08은 현재 가동중(operational)"이라며 "우리는 이에 맞서 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KN-08이 실전 배치됐다는 근거가 없고 현재 개발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우리 군의 평가와는 다른 것이다.
국방부의 한 당국자는 한국시간으로 8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서 북한이 KN-08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거나 핵무기를 소형화했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는데 (우리 국방부) 정보본부에서 미 정보당국에 공식 확인했다"면서 "미국 정부로부터 (고트니 사령관의 발언은)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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