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고농축 우라늄(HEU)을 이용한 핵무기를 보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북한이 2020년에 이르러 핵무기를 100개 제조한다고 가정할 경우 60개가 우라늄탄이 된다는 주장에 이은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북핵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14일(이하 현지시간)"북한이 현재 보유 중인 15∼16개의 핵무기 가운데 8개(원심분리기 2개 가정)가 HEU에 기반한 핵폭탄"이라고 국내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핵연료는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다.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를 만들려면 원자로를 가동해야 하지만 이는 북한에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우라늄을 이용한다면 북한 내 매장된 우라늄을 무한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우라늄은 플루토늄과 달리 연기, 냄새, 특수물질의 배출이 없어 감지하기 힘들고 공정이 간단하다. 북한이 영변 이외의 비밀장소에서 우라늄을 농축하는 것이 사실일 경우 신고와 검증 문제로 인해 북핵 협상은 훨씬 더 어려운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은 2006년 10월9일과 2009년 5월25일에 각각 진행된 1차와 2차 핵실험은 플루토늄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3차핵실험에서는 우라늄을 이용했다. 우리 군당국은 북한이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등 핵물질 보유량을 꾸준히 늘리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이 핵시설 건설에 6억∼7억달러, 고농축우라늄 개발에 2억∼4억달러, 핵무기 제조 실험에 1억6000만∼2억3000만달러, 핵융합 기초연구에 1억∼2억달러 등 핵무기 개발에 11억∼15억달러를 투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핵실험의 주요 목적은 북핵 소형화다. 한국 국방부는 연초 발행한 '2014 국방백서'를 통해 최초로 '북한이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고 우라늄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으며 핵무기 소형화 능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기술한 바 있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1t 미만 규모의 핵탄두는 아직 미완성"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던 한국 국방부의 평가가 1개월 만에 바뀐 셈이다.
국방부의 공식적인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능력 언급은 지난해 10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소형화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추정한다"고 발언한 것의 연장선상이다. 비슷한 시기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 사령관 역시 "(북한은) 핵탄두를 소형화해 핵무기에 탑재하고 이를 잠재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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