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은 3일(현지시간) ‘인간 수정과 배아 법률’을 개정했다고 가디언 등이 전했다. 가디언은 개정된 법률이 상원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 법률이 상원을 통과하면 영국은 ‘3부모 체외수정’을 허용하는 세계최초의 국가가 된다.
3부모 체외수정은 미토콘드리아 DNA 결함을 지닌 여성의 난자로부터 빼낸 핵을, 핵을 제거한 다른 여성의 정상 난자에 주입한 뒤 이 난자와 아버지의 정자를 결합시키는 방식이다.
미토콘드리아 DNA 결함은 모계로만 유전되며 근이영양증, 간질, 심장병, 정신지체, 치매, 비만, 암 등 150여 가지 질환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서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연간 2500명의 여성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생물학적 부모가 어머니 두 명에 아버지 한 명인 아이를 태어나게 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태아 유전체 조작의 길이 열려 ‘맞춤형 아이’가 양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과학자들은 지난달 말 3부모 체외수정 법률 의회 통과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케임브리지대의 존 거던 경을 비롯한 과학계 인사들은 “자녀의 건강이 달린 부모들이야말로 이 시술의 사용이 적합한지를 결정해야 할 사람들”이라며 “법이 과학을 따라잡을 때까지 다급한 처지의 부모들을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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