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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들어서는 경로당…한쪽에선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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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세대 이상 주택단지 '의무설치' 규정에 정규 이용인원 절반도 안되는 곳 속출
-아파트 단지 등 적은 일부 자치구는 오히려 부족 호소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서울 시내 경로당이 이용자 숫자에 비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일부 자치구에서는 아직 경로당 수가 적다며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21일 서울시와 자치구의 조사에 따르면 경로당 한 곳당 평균 이용인원은 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로당 최소 이용 정원 20명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매년 경로당 숫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서울의 경로당은 지난해 기준 3295개로 2012년 3219개에 비해 76개 늘어났다. 시 관계자는 "구립 경로당이 있는데도 바로 옆에 경로당이 또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노인 복지수요와 무관하게 시내 경로당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일단 건축 규정 때문이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150세대 이상의 주택단지 건설 시 경로당을 의무적으로 설치 해야 한다. 구립 경로당이 인근에 있어도 아파트 단지 등이 들어서면 경로당을 의무 설치해야 하는 것이다. 이 밖에 노인회원 20명을 모아 신고만 하면 경로당을 설치할 수 있을 만큼 절차가 간소한 것도 경로당이 늘어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경로당이 늘어남에 따라 지자체들의 복지비용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는 국비 10%ㆍ시비 및 구비 90%로 경로당 냉난방비ㆍ양곡비를 지원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관련 예산이 마련 안 돼 추경 등으로 냉난방비 지원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시는 치매초기환자 치유 프로그램, 유치원생 육아 가능한 카페 운영 등으로 경로당 공간을 더 활용할 계획이다. 일부 자치구에서는 실제 이용인원 수를 포함한 '경로당 운영평가'를 실시해 지원금을 차등해서 지급할 계획이다.
시에서는 경로당 공급 과잉을 걱정하지만 일부 자치구는 아직도 경로당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중구청 관계자는 "자치구 내 노인 인구 비율에 비해 경로당이 부족해 골목 권역별로 경로당을 나눠 설치하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이 경로당에 대해 과잉-부족의 시각차가 있는 것은 구립 경로당이 실제 노인들의수요와는 상관 없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단지들이 많이 들어선 일부 자치구는 경로당 공급과잉을 걱정하는 반면 중구ㆍ종로구 등 경로당을 지을 면적이 부족하고 단지가 별로 없는 지역들은 경로당 부족을 호소하는 것이다.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송파구지만 구립 노인정 수가 가장 많은 자치구는 노원구다. 은평구는 노인인구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6번째로 많지만 구립 경로당 수는 34개로 전 자치구 가운데 꼴찌다. 영등포구와 마포구는 노인인구 규모가 비슷하지만 구립 경로당은 영등포구가 53개나 많다.

은평구 관계자는 "구립 경로당은 가장 적지만 사립을 합친 구내 노인정 개수는 146개로 적은 편은 아니다"라면서도 "운영비를 줘야하는 시에서는 경로당이 많아 보이겠지만 노인 복지 등을 신경 쓰는 자치구에서는 경로당이 부족한 곳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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