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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돌아본 2014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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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동장군의 기세가 매섭게 휘몰아치는 가운데 2014년 갑오년(甲午年)도 어느덧 저물어 가고 있다. 올 한해 증권가는 다양한 이슈들이 부각되며 '일희일비(一喜一悲)'했다. 정부 정책 기대감과 그룹 지배구조 이슈, 공모주 열풍 등과 같은 희소식이 있었던 반면 강달러ㆍ엔저 등 환율변수와 국제유가 급락 등의 악재도 이어졌다. 이러는 사이 올해 주식시장은 이른바 '맴맴' 증시로 불릴 정도로 가장 확고한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보였고 증권가는 연중 구조조정으로 홍역을 치렀다. 말 그래도 다사다난했던 2014년 증권업계의 분위기를 사장성어로 풀어본다.

◆'우후지실(雨後地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3일까지 241 거래일 동안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넘어선 날은 3분의 1 수준인 81일 거래일에 불과했다. 이처럼 증시가 위축된 것은 달러 강세 등에 따른 수출업체 타격과 내수경기 침체로 상장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개별ㆍ별도 재무제표 기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617개사의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43조53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9% 줄었다. 매출액과 순이익도 각각 1.36%, 11.89% 감소한 824조2973억원과 34조6708억원에 머물렀다.

연결 기준으로 보면 수익성 악화가 더 두드러진다. 거래소에 연결 재무제표를 낸 상장사 488개사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9조9159억원, 50조736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34%, 12.62% 감소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도 5.19%를 기록했다. 이는 상장사들이 1000원 어치 팔면 이익이 52원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국내 대표 대기업 삼성도 수익성 악화를 피해가지 못했다. 시총 1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부진으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4조1000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던가. 삼성전자의 내년 실적은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내년 2분기 영업이익은 5조8000억원으로 추정한다"면서 "올해 바닥 다지기를 마치고 내년부터는 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짚었다.
◆'자부자강(自富自强)'= 냉랭한 실적에도 그나마 증시에 군불을 지핀 건 배당 확대 기대감이었다. 아직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확인하기 전이지만 기대감은 키워놓은 상태다.

지난 18일 기준 올들어 배당주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3조7300억원 규모에 달한다. 거래소도 지난 10월 신배당지수를 발표하며 상장지수펀드(ETF) 등 관련 상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내년부터 3년간 한시 적용될 '기업소득환류세제'도 배당 확대에 탄력을 더할 전망이다.

이제 기대감이 아닌 실제 움직임으로 상장사들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상생해 나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당장 시총 1ㆍ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앞장서 나란히 배당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한국 증시의 올해 예상 배당성향은 13%대로 영국ㆍ대만ㆍ브라질ㆍ중국ㆍ미국 등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며 세계 최저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본질적인 배당 정책 변화와 향후 배당 증가에 영향을 미칠 지배구조 관련 방향과 타이밍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수미완비(首尾完備)'= 올해 증시를 달군 지배구조 개편 이슈와 공모주 열풍은 시작과 끝이 삼성그룹에서 비롯되다시피 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월간 기준 올해 코스피가 2000선을 웃돈 건 6~9월 단 4개월 간이다. 해당 기간 국내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증시와 함께 달렸다.

지배구조 이슈가 수면 위로 부상한 건 지난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입원하면서다. 3세 경영시대를 앞두고 지주사 전환부터 계열분리까지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 온갖 승계 시나리오가 제시됐다. 자연스레 시장의 관심은 수혜주로 쏠렸다. 그룹 지배구조 상단에 놓인 제일모직 등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차례차례 발표되면서 연초 280조원대에 머물던 삼성그룹 상장사 전체 시총은 6월 300조원을 넘어섰다.

지배구조에서 촉발된 시장의 관심은 공모주시장 열풍과 맞닥뜨리며 정점을 맞았다. 제일모직과 삼성SDS는 공모 청약에만 무려 30조원, 15조원이 넘는 시중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2010년 이후 최대 규모인 80여곳이 증시에 입성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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