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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과 대표팀 사이, 기성용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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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싸움 바쁜 스완지 "한경기라도 더", 다음달 3일 호주 출국 '살인 일정'
아시안컵 앞둔 슈틸리케호 전력의 핵, 입국도 안했는데 주장후보 언급도

기성용[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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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특명. 복싱데이 지뢰밭을 무사히 건너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라!'

기성용(25·스완지시티)은 1960년 이후 55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축구대표팀의 마지막 퍼즐이다. 대표 팀은 지난 27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열리는 호주 시드니로 출국했다. 대표선수 스물세 명 가운데 기성용과 이청용(26·볼턴)을 제외한 스물한 명이 현지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이청용도 29일 허더스필드와의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원정경기(1-2 패)를 마친 뒤 곧바로 출발했다. 대표팀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몇 가지 있고 기성용은 그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0·독일)은 시드니의 매쿼리 대학 훈련장에서 훈련을 지휘하면서, 대표팀의 체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가 보기에는 전술의 완성도보다 축구를 대하는 선수들의 생각과 접근법, 경기에 임하는 태도가 더 문제다. 그는 "한국 축구는 공을 점유하려고 하지 않고 수비하는데 신경을 많이 쓴다. 최대한 볼을 많이 점유하고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의욕적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기성용은 공을 지켜내고 정확히 연결함으로써 공격과 득점의 기회를 만든다는 점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축구철학에 부합하는 선수로 볼 수 있다. 그는 국가대표팀의 친선경기에 다섯 차례 출전해 주 임무인 수비형 미드필더는 물론 중앙 수비수와 2선 공격수 등 다양한 역할을 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경기당 패스 56.8회를 시도해 성공률 90.4%를 기록하고 있다. 리그 전체 8위로 전 경기를 뛴 선수 가운데 가장 높다. 공격 기회를 만드는 키 패스도 경기당 0.7회를 기록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이 뒤늦게 합류하는 점이 몹시 아쉬울 것이다.

기성용이 9월 8일 우루과이와의 친선경기를 마친 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기성용이 9월 8일 우루과이와의 친선경기를 마친 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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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은 다음달 4일 시드니의 퍼텍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경기에 나갈 수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 경기에서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10일)에 대비해 주전 선수의 윤곽을 그리고 다양한 조합을 시험할 생각이다. 기성용은 30일 리버풀과의 정규리그 19라운드와 다음달 2일 퀸스파크 레인저스와의 20라운드 경기를 마친 3일에야 호주로 날아간다. 그의 대표팀 차출을 최대한 늦추려는 소속팀의 구애를 뿌리치지 못했다.
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승인한 대륙별 대회로, 각 구단은 각국 대표팀의 선수 차출 요청에 협조해야 한다. FIFA 소집 규정에 따르면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대표 선수들은 대회 개막일(1월 9일) 일주일 전 월요일까지 대표팀에 합류해야 한다. 기성용도 29일 호주로 떠나야 했다. 하지만 스완지의 요청을 대한축구협회가 받아들여 일정을 미뤘다. 게리 몽크 스완지 감독(35)은 "한국이 결승에 진출한다면 오는 1월 내내 기성용을 기용할 수 없다. '빅 플레이어'의 공백이 그리울 것"이라고 했다.

감독의 신뢰는 강행군으로 이어졌다. 기성용은 정규리그 전반기 열여덟 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해 열일곱 경기를 끝까지 뛰었다. 세 골을 넣어 윌프레드 보니(26·8골)에 이어 팀 내 득점 순위 공동 2위다. 몽크 감독은 크리스마스 이후로 일주일 동안 세 경기를 하는 '복싱데이' 기간을 상위권 도약을 위한 승부처로 보고 있다. 스완지는 8승4무6패(승점 28)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토트넘(이상 승점 31)에 이어 8위를 달리고 있다. 경쟁 구단에서도 그를 경계한다. 리버풀 지역 매체인 '리버풀 에코'는 "기성용은 경기장 가장 깊숙한 지역까지 담당한다"고 했다. 브랜든 로저스 리버풀 감독(41)도 기성용을 언급하며 "중원이 훌륭한 팀"이라고 했다.

축구대표팀도 기성용을 목이 빠지도록 기다린다. 아직 합류하지도 않았는데 주장 후보로 언급할 정도다. 슈틸리케 감독은 "주장은 감독이나 코치가 결정하지 않는다. 모든 선수가 모여 의논하고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선수들은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주장을 맡은 구자철(25·마인츠)을 1순위로 낙점하고, 그가 뛰지 못하면 기성용과 이청용 순으로 완장을 넘겨받는 데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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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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