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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개성공단 임금인상 문제, 공은 정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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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기업인들은 할 일을 다 했습니다. 이젠 양국 정부가 서로 협의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지난 24, 25일 양일간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돌아온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의 목소리는 무거웠지만 결연함이 엿보였다. 이번 방북길에 기업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한 만큼 좋은 결과를 고대하는 눈치였다. 지난 해 폐쇄사태 이후 가까스로 정상화된 개성공단은 또 다른 위기감에 휩싸였다.
정 회장은 개성공단 CEO 10여명과 함께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에 '일방적인 노동규정 개정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전달하러 갔지만, 공식 접수를 거부당하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의견서는 북측이 지난달 20일 최저임금 인상률 제한을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노동규정 개정을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에 대한 항의의 뜻을 담고 있다.

예상대로 북측은 요지부동이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서류를 접수하는 대신, 구두로 의견서의 내용을 총국에 전달하는 데 그쳐야 했다. 정 회장은 "공식적 루트의 접수는 거부당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의견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며 "북측에서도 갑작스러운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며 애써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많은 개성공단 CEO들은 이르면 다음 임금지급일인 내년 1월10일부터 임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사실에 불안해하고 있다. 개성공단의 임금 상승은 결국 장기적으로 기업들의 이탈을 부를 수밖에 없다. 기업인들이 지난 23일 방북에 앞서 밝힌 성명서에서 "입주기업들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불가능할 경우, 경협보험 적용 등 기업 퇴로에 대한 대책도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지난 10년간 이어져온 개성공단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제 남북 정부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 그동안 불통으로 일관해온 북측이 현정은 회장을 통해 친서를 보내 대화의 의지를 표명한 것도 청신호다. '통일대박'을 외치는 정부가 정작 통일의 발판이 되어줄 개성공단을 외면한다면, 통일대박도 그저 허상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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