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 25일 양일간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돌아온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의 목소리는 무거웠지만 결연함이 엿보였다. 이번 방북길에 기업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한 만큼 좋은 결과를 고대하는 눈치였다. 지난 해 폐쇄사태 이후 가까스로 정상화된 개성공단은 또 다른 위기감에 휩싸였다.
예상대로 북측은 요지부동이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서류를 접수하는 대신, 구두로 의견서의 내용을 총국에 전달하는 데 그쳐야 했다. 정 회장은 "공식적 루트의 접수는 거부당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의견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며 "북측에서도 갑작스러운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며 애써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많은 개성공단 CEO들은 이르면 다음 임금지급일인 내년 1월10일부터 임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사실에 불안해하고 있다. 개성공단의 임금 상승은 결국 장기적으로 기업들의 이탈을 부를 수밖에 없다. 기업인들이 지난 23일 방북에 앞서 밝힌 성명서에서 "입주기업들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불가능할 경우, 경협보험 적용 등 기업 퇴로에 대한 대책도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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