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헌팅턴(45) 피츠버그 단장은 "강정호를 영입할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 벌써부터 협상이 기대된다."며 "계약이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 의지가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 피츠버그의 올 시즌 개막전 기준 선수단 연봉 총액은 1억 달러를 넘지 않았다. 총 7192만 달러(약 억 원)로 전체 서른 구단 가운데 27위였다.
많은 연봉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피츠버그는 올 시즌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뤘다. 내년에도 가을야구를 노리는 그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계속 치솟는 선수단 연봉이다. 내년 시즌 그 수치를 8000만 달러 선에서 묶는 것이 목표다. 아직 계약은 한창이다.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BR)'에 따르면 현재 피츠버그는 내년 연봉 지출 비용으로 4600만 달러를 확정지었다. 연봉조정신청 자격이 있는 선수 열두 명에는 아직 손도 대지 못했다. 그 주요선수는 내야의 워커, 알바레즈와 불펜의 마크 멜란슨(29·미국)이다. BR은 이들의 연봉을 각각 860만 달러, 550만 달러, 760만 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피츠버그가 연봉조정 대상자들과 계약을 모두 매듭질 경우 내년시즌 선수단 연봉은 8970만 달러에 이르게 된다. 기존 고액연봉자를 트레이드하지 않는 이상 강정호에게 높은 연봉을 제시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강정호가 내야 백업 수준의 연봉을 제시받는다면 그 액수는 얼마나 될까. 스몰마켓 구단이기에 피츠버그는 백업급 선수에게 많은 연봉을 주지 않는다. 하트의 연봉은 250만 달러에 그쳤다. 로드리게스의 연봉 역시 약 200만 달러로 추정된다. 두 사례를 감안하면 피츠버그는 강정호에게 300만 달러 선의 연봉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포스팅 피로 500만 달러를 쓴 점을 감안하면 최소 2년간 500만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백업 내야수의 연봉이기에 사실 이 금액도 피츠버그에게는 부담이다.
그러나 피츠버그가 워커를 당장 내보낼 확률은 지극히 낮다. 강정호와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4년 전 미네소타 트윈스가 니시오카 츠요시(30·일본)를 어떻게 영입했는지 잘 알고 있다. 당시 미네소타는 독점협상권을 얻기 위해 532만 달러를 지불했다. 이어진 니시오카와 협상에선 포스팅 피의 두 배에 가까운 3년간 900만 달러에 사인했다. 테이블을 마련하기 전에 J.J 하디를 내보낸 것이 협상에서 주도권을 넘겨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피츠버그는 분명 그들이 겪은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을 것이다.
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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