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철 척추신경추나의학회장 "디스크 수술보다 뛰어난 추나요법 건보 적용돼야"
신병철 척추신경추나의학회장(부산대병원 척추관절센터 교수, 44)은 요즘 한방치료인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적용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급여화가 될 경우 수입이 줄어들 것”이라는 일부 한의사들의 반대를 설득하고, “한방치료는 안전하지 못하다”는 양의사들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추나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논문을 수집했다.
추나요법은 근육과 관절, 뼈 등에 이상이 생긴 ‘근골격계 질환’에 효과적이다. 손으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중국식 마사지가 추나의 일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순간적인 힘으로 관절을 벌려 압력을 줄이는 방식으로 통증을 없애는 '정골추나'가 발달했다.
신 회장은 “추나는 대표적인 비(非)수술, 비(非)약물 치료”라며 “어떤 약물이든 우리의 몸에 해가 되는 측면이 있지만 수기치료는 몸에 손상을 주지 않고 수술 없이도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척추 디스크의 경우 무조건 수술로 치료했지만, 수술의 경우 몸에 칼자국이 남는 그만큼 인체의 균형을 헤칠 수 있어 추나요법이 더 적합하다는 이야기다.
신 회장은 “추나요법은 보편적인 치료방법이고 학문적으로 의미가 있는 만큼 반드시 급여화가 돼야한다”면서 “다만 안전을 위해 충분히 추나요법을 임상 실습한 한의사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에 따르면 지금까지 추나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국제적 논문은 100건이 넘는다. 중국 논문이 91개, 중국 외 논문은 11개다. 그는 "한가지 의료기술에 대해 100건의 논문에서 유효성을 입증한 경우는 드물다"면서 "근골격계 질환은 물론 소화과와 신경계 질환에서도 추나의 유효성은 이미 증명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간한 보고서에서도 추나의 안전성은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이 추나요법을 처음 접한 것은 1993년 한약분쟁 때이다. 정부의 약국 한약 조제 허용 방침에 반대하며 수업거부에 동참했던 신 회장은 수업일수 부족으로 유급을 당해 졸업 때까지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 당시 선배의 권유로 시작한 학문이 추나요법이었다. 신선했다. 침과 학약이 아닌 인간의 손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 신 회장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후 신 회장은 대학원 석사와 박사 과정에서 추나의 역사를 정리했고, 논문 일부는 현재까지 한의학 교과서에서 인용하고 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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