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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알츠하이머, 200만의 공포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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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KIST 뇌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김영수 KIST 뇌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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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을 방해하는 수준의 인지기능 및 기억력 상실을 흔히 치매라고 한다. 치매는 알츠하이머병, 전두측두엽 치매 및 혈관성 치매 등 70가지 이상의 다양한 병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며 증상과 예후 방법이 천차만별이고, 약 10~15%만 완치가 가능하다. 그중 '알츠하이머병'은 시간에 따라 점진적으로 기억력, 사고력 및 행동상의 문제가 나타나며 치매의 60~8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은 일반적인 노화와 달리 기억력 저하가 훨씬 빨리 진행된다. 만일 집에 계신 어르신께서 수년째 집 열쇠를 분실하시거나 텔레비전 리모컨을 냉장고에 넣고 거실에서 찾으신다면 건망증 수준의 노화 현상을 겪고 계시다고 봐도 괜찮을 것이다.

미국 알츠하이머병 학회 보고에 의하면 암, 심장병 등 현대인의 10대 사망 원인 질병 중 유일하게 알츠하이머병만 아직까지 예방, 진단 및 치료가 되지 않아 2000년 이후 꾸준히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50~60대에 유병률이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해 인지력 및 기억력 저하가 지속적이고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70~80대에 이르러서는 주의력, 공간시각 인지능력 및 언어 구사 능력이 떨어진다. 알츠하이머병의 무서운 점은 치매 증상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뇌세포 자체가 점점 사멸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환자에 따라 증상에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인성ㆍ감정 장애 등 정신 질환의 증세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대부분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질식, 감염 및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합병증으로 사망하게 된다.
다른 고령 질환에 비하여 알츠하이머병이 많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병의 특이성 때문이다. 알츠하이머병으로 대표되는 대부분의 치매 질환은 환자가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약 10여년의 투병 생활의 고통을 가족들이 함께 겪는다. 알츠하이머병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흔히 환자는 자신이 아프다는 것조차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가족들이 더 괴로울 수 있다고 말한다. 치매 증상이 악화될수록 가족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환자 옆에서 장기간 병수발 들며 지켜보고 견뎌야 하는 가족들은 매우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알츠하이머병은 현재 환자 사망 이전에 병을 확진할 수 있는 임상허가를 받은 진단 방법은 없다. 알츠하이머병이 의심되어 병원을 찾은 환자는 가족 동반 문진, 체액을 통한 유전자 검사,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및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촬영 등 고비용의 검사를 거쳐 의사가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다른 치매성 뇌질환들도 알츠하이머병 진단과 동일한 절차를 거친다.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조기 진단하는 방법 중 하나는 우리가 건강검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혈액을 사용하는 것이다. 최근 혈액을 사용한 알츠하이머병 진단법이 국내에서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은 희망을 갖게 한다.
국립중앙치매센터의 보고에 따르면 2013년 현재 국내 치매 환자 수는 약 58만명이고 30년 뒤인 2043년에는 2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이 40~50대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때문에 이로 인한 노동력 상실 및 치료와 진단에 막대한 경비와 인력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치매 질병관련 경비로 매년 약 880억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개인과 사회에 막대한 손실을 주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관심과 조기진단 연구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김영수 KIST 뇌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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