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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삼성 백혈병 협상, 양보와 이해가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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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발병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이 다시 재개된다.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인권지킴이)에서 함께 활동하던 피해자 가족들이 별도의 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대위)를 꾸린 뒤 삼성전자와의 협상을 통해 조정위원회를 설립하자 당초 조정위원회를 반대하던 반올림도 조정 과정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약 3개월만에 협상이 다시 열리는 것이다.
지난 7개월간 매번 제자리를 맴돌았던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가 이번에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협상은 서로의 양보와 이해가 없으면 진행되지 않는 법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협상의 원칙을 지켜왔다.

피해자 대표가 아닌 시민단체 성격의 반올림을 협상 주체로 인정한 점, 산재소송과 관련 없이 보상 기준안을 만들어 산재신청자가 아닌 피해자들에게도 보상을 하겠다고 나선 점, 조정위원회가 위원장 및 위원 모두 노동인권운동 전력이 있던 사람들로 구성됐지만 이견 없이 받아들인 점이 그렇다. 이 문제에 있어서만은 삼성전자가 양보하고 손해를 보더라도 마무리 짓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엿보인다.
이제는 반올림이 화답할 때다. 하지만 이번에도 반올림의 협상 의지는 석연찮아 보인다.

반올림은 협상 재개를 선언하며 쓴 장문의 글에서 '기존 입장에서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자신이 협상의 주체라는 점도 수차례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협상에 나서며 내용 있는 사과,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 배제 없는 보상 3가지 의제를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반올림이 고수했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보상기준안을 만들어 조정위원회의 조정을 받으려 하는 가대위와 삼성전자의 협상 사안과는 입장차가 크다. 이렇게 된다면 그동안 진행했던 7개월간의 협상 과정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모처럼 다시 만든 협상 테이블이다. 상대의 입장에서,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는 배려가 필요한 때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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