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외국인선수, "어제의 동지, 오늘의 적"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바꿔 쓰고 다시 쓰고.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계약 문화가 조금씩 달라져간다. 한솥밥을 먹던 선수가 경쟁 구단으로 이적하지 못하도록 '임의탈퇴'로 묶는 관행이 사라져간다. 재계약을 하지 않거나 퇴출돼 국내리그를 떠났던 선수가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물론 좋은 선수를 잡기 위한 각 구단의 '쟁탈전'은 치열하다. 외국인 선수의 잔류와 이적, 입단은 스토브리그를 달구는 또 다른 볼거리다.
◆ 바꿔 쓰고 = 2012년부터 롯데에서만 세 시즌을 뛴 왼손투수 쉐인 유먼(35)은 한화로, 올 시즌 LG에서 뛴 외야수 브래드 스나이더(32)는 넥센으로 옮겼다. LG는 KIA를 거쳐 올 시즌 서울라이벌 넥센에서 활약한 헨리 소사(29)와 8일 총액 60만달러(약 6억7000만원)에 입단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모두 이전 소속팀에서 임의탈퇴가 아닌 자유계약(FA) 신분을 보장해 주면서 이적할 기회를 잡았다. 임의탈퇴는 구단이 소속팀 선수의 재계약과 이적 방지 등을 목적으로 임의로 계약을 해제하는 행위다. 임의탈퇴 선수는 원 소속구단의 동의 없이 다른 구단과 계약 등 협상을 일절 할 수 없다.
이들은 한국 야구에 익숙해 적응과정이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다. 유먼과 소사는 마운드가 낮은 팀에서 꾸준히 선발로 활약할 수 있다. 유먼은 한국에서 뛴 3년 동안(통산 88경기 38승 2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89) 매년 두 자리 승을 올렸고, 올 시즌에도 12승(10패 평균자책점 5.93)을 거뒀다. 부진했던 브랜든 나이트(39)를 대신해 지난 5월 16일부터 넥센에 합류한 소사도 스무 경기에서 10승 2패 평균자책점 4.61을 기록했다.
넥센은 강정호(27ㆍ넥센)가 미국에 진출해도 스나이더로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스나이더는 왼손잡이 '중장거리 타자'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서른일곱 경기 타율 0.210 4홈런 17타점으로 부진했지만 포스트시즌 여덟 경기에서는 타율 0.433 2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넥센의 박병호(28)와 유한준(33), 이택근(34), 김민성(26) 등 장거리 타자들은 모두 오른손타자인데, 스나이더는 왼쪽 타선을 받쳐줄 수 있다. 스나이더도 "내가 잘한다면 타선의 좌우 균형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46)도 "왼손타자이면서 한국 야구를 경험해 봤다는 점에서 영입을 결심했다"고 했다.
◆ 다시 쓰고 = 한국 무대 첫 시즌에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에릭 테임즈(28ㆍNC)는 이미 새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팀의 4년 연속 통합우승에 기여한 야마이코 나바로(27ㆍ삼성)와 119경기 타율 0.326 17홈런 19타점의 펠릭스 피에(29ㆍ한화)도 잔류가 유력하다. 방망이 실력은 물론 수비에서의 활용가치도 높은 선수들이다.
투수 중에서는 밴 헤켄(35ㆍ넥센)이 재계약을 마쳤고, 더스틴 니퍼트(33ㆍ두산)와 크리스 옥스프링(37ㆍ롯데)도 곧 재계약할 전망이다. 밴 헤켄은 20승에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하며 팀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로 이끌었다. 니퍼트는 2011년부터 4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올렸고 옥스프링은 지난해와 올해 롯데에서 각각 13승(7패 평균자책점 3.29)과 10승(8패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했다.
외국인선수 세 명(kt는 4명)과 2015시즌 계약을 마친 구단은 8일 현재까지 넥센 뿐이다. 두산과 SK는 아직 외국인선수와의 계약하지 않았다. 야구규약 외국인선수 고용 규정상 각 구단은 12월 31일까지 계약을 마쳐야 한다.
◆ 내보내고 = 올 시즌에는 삼성에서 활약한 릭 밴덴헐크(31)는 일본으로 무대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 일본에서는 밴덴헐크가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2년 총액 4억엔(약 37억원)에 계약했다는 보도(5일자 스포츠니폰)도 나왔다. 올 시즌 스물 다섯 경기에서 13승 4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과 탈삼진(180개)에서 1위에 오른 밴덴헐크는 삼성 입장에서 놓치고 싶은 않은 선수. 삼성은 유턴을 기대하지만 가능성은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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