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논란 박현정 대표 기자회견서 주장
5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대표는 "내년이면 10주년을 맞이하는 서울시향을 지속발전가능한 조직으로 만들고 싶었다. 어느 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조직, 나태하고 공사구분이 없는 조직을 체계화하고 시스템화하려고 하다 보니 갈등이 없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시향이 정감독의 사조직처럼 됐다"는 점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정 감독이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한 사무국 여성전문위원을 채용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59세에 입사시켰고, 서울시향의 공연기획 자문을 담당하고 있는 마이클 파인에게 단원 오디션 평가 등과 같은 과도한 결정권까지 맡겼다는 것이다.
박 대표가 서울시향 대표로 취임한 것은 지난해 2월로, 임기는 2016년 1월까지다. 2012년 2월 김주호 고(故) 전 대표가 임기종료로 물러난 이후 1년 동안 대표 자리는 공석이었다. 임명권자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향의 중심인 정명훈 예술감독을 만족시킬만한 인물을 찾기가 그만큼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그러다 미국 하버드대 사회학박사 출신이자 삼성생명 전무 등 풍부한 재계 경험을 갖춘 박현정 대표가 발탁됐다.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의 처조카로 알려진 그에 대해 당시 기업후원 및 마케팅 역량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공연예술 분야와 인연이 없다는 점에서 뜻밖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박 대표는 취임 이후 서울시향의 업무환경이 방만하고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해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실적과 성과를 중시하는 기업문화를 서울시향에도 그대로 적용했으나, 공격적이고 거침없는 업무스타일은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면 장기를 팔아라", "(술집)마담을 하면 잘할 것 같다" 등 17명의 직원들이 폭로한 막말과 폭언 등에 대한 녹취록이 공개됐고, 이에 대해서는 "직원들의 음해"라고 반박했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현재 정명훈 예술감독은 해외 체류중이며, 12월 중순이나 되어야 귀국 예정이다. 현지로 연락도 잘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오는 10일 문광위에 정 감독이 반드시 출석하도록 조치해달라"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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