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딱 한 글자로 되어 있지만, 모든 목숨붙이에게 가장 필사적인 문제이다. 살고 죽는 것은 숨의 문제이기에 치명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생(生)이라는 말은 살고 있는 동안 전부를 가리키지만, 실은 태어날 때의 그 동작만 의미할 뿐이다. 태어났으니(生), 당연히 지속해서 사는(生) 것일 뿐이다. 삶은 태어남과 죽음 사이의, 태어나있는 순간을 가리킬 뿐이다. 하지만 '숨'은 살아있는 동안 전부를 잘 표현하는 핵심이다. 숨을 쉬는 동안, 살아있기 때문이다.


숨은 몸안의 공기와 몸밖의 공기를 유통시키는 행위이다. 즉 체내의 공기 산소를 조절하는 방법이다. 들숨은 밖의 공기를 들이며 날숨은 안의 공기를 내보낸다. 숨의 능력은 공기를 충분히 유통하는 것이다. 충분히 숨 쉬려면 코나 입에서 가장 먼곳까지 공기가 내려와야 한다. 그래서 단전까지 공기의 기운이 내려오는, 깊이 있는 숨쉬기가 권장되어 왔다. 숨이 깊이 내려보내는 것을 심호흡이라고 하는데, 마음을 진정시키거나 어떤 결행을 할 때 하지 않는가. 즉 호흡은 정신에 영향을 상당한 수준으로 미친다. 숨이 배밑으로 내려가면 마음이 안정되며 평정감이 생겨난다. 숨이 급해지면 마음도 급해진 것이며 삶도 위험해진 것이다. 숨이 차오르면 깔딱고개로 가는 중이다. 목숨은 숨이 목에 걸려있으며 그것이 마지노선임을 의미한다.

쉰다는 말은, 하던 것을 멈춘다는 뜻이다. 세상의 모든 일은, 쉬면 멈춘다. 휴식은 일을 멈추는 것이며 휴일은 쉬는 날이다. 그런데 오직 '숨'만은, 쉬는 것이 그 본연의 일을 하는 것이다. 일을 쉬면 쉬는 것이지만, 숨을 쉬면 숨은 숨의 활동을 하는 것이다. 남들이 다 쉴 때에야 숨은 제대로 일한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일을 멈추고 쉬는 것은 제대로 숨을 쉬는 것이다. 숨을 제대로 쉬기 위해 다른 것을 멈춘 것이다. 인간의 본연의 기초적인 생명활동에 마음을 기울이는 일, 그것이 쉬는 것이다. 숨을 들이쉴 때 코끝에 일렁이는 공기의 달콤함을 즐기고, 깊이 내쉴 때 세상의 모든 문제들을 내보내는 안도의 한숨이 주는 일락을 즐기는 것, 그것이 쉬는 것이다. 이보다 치명적으로 기쁜 일은 없다. 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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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편집에디터, 스토리연구소장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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