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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데이터의 이상한 사장 선임…또 낙하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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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 무관·주주사 아닌 은행 출신 임원 내정…깜깜이 선임 도마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기업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데이터(KED)의 사장, 임원 등 새 경영진 선임을 두고 안팎에서 자격과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기업데이터는 지난 10월에도 사장 선임이 한 차례 미뤄지는 소동을 겪은 바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3일 한국기업데이터는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새 경영진을 선임한다. 사장으로는 하나은행 부행장과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를 지낸 조병제(61) 씨가 내정됐다. 조 내정자는 은행에서 심사본부장을 지내며 신용평가 전문가로 알려졌다. 새로 임명되는 전무급 임원 중 김덕호(57) 씨는 현재 이 회사 경영지원실장을 맡고 있어 내부출신으로 분류된다.
한국기업데이터 노조는 새 경영진 4명 중 2명은 '낙하산'이라고 규정하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회사가 신용보증기금 서울서부영업본부장을 지낸 정재식(55),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중기담당 부서장인 이현숙(49) 씨를 임원으로 내정했는데 이들이 신용평가와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정 씨는 보증심사부와 영업점을 거쳐와 신용평가를 하는 한국기업데이터 업무와는 전혀 관련성이 없고, 이 씨는 부동산금융 전공인데다 이 씨가 근무한 SC은행은 주주사도 아니어서 전형적인 낙하산"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기업데이터는 신보, 기보 등 국책금융기관과 주요 시중은행이 출자했지만 SC은행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국기업데이터는 경영진 선임 절차도 불투명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사회 내에 다음 경영진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 절차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 금융당국의 뜻만 기다리는 꼴이 됐다. 그러는 사이 지난 3월 임기가 끝난 이희수 사장이 차기 사장 내정을 기다리며 기약 없이 경영을 이어나갔다.

한국기업데이터의 '깜깜이 사장 선임'은 사장 내정자가 주주총회에 나오지 않는 촌극을 벌이게 한 원인이기도 했다. 지난 10월에 조 내정자에 앞서 사장으로 선임됐던 김정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연구소장이 "사장에 내정된 줄도 몰랐고, 할 생각도 없다"며 돌연 주주총회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조 내정자의 경우에도 250여명의 임직원이 주총 전날인 현재까지 새로 부임하는 경영진이 누구인지 모르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졌다.
다음 인사를 책임지고 마무리해야하는 전임 경영진은 이미 지난 달 말 이임식을 마치고 회사 업무에서 손을 뗐다. 이·취임식을 함께 하며 경영권을 넘기는 정상적인 절차와는 거리가 멀다. 노조 관계자는 "낙하산 사장과 사외이사 등 전임 경영진이 얼마나 회사에 책임감을 갖고 있지 않은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한국기업데이터는 지난 2005년 설립된 기업 신용평가사로 신용보증기금, IBK기업은행이 초기 주주를 구성했고 이후 민간은행의 지분 확대를 계속해 2012년 민영화됐다. 25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최근 금융당국의 기술금융 활성화 기조에 힘입어 3대 기술신용평가사(TCB)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매번 낙하산 인사 논란이 반복되며 내·외부로부터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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