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 옮기는 질병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 절실
▲야생동물로부터 유입되는 질병을 막기 위해서는 사전 경보 신호를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사진제공=사이언스/Isabelle-Anne Bisson]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야생동물에 의한 신종 질병 감염이 늘어나고 있다. 야생 생태계에 대한 모니터링을 얼마나 정확하고 보다 세밀하게 하느냐에 따라 동물이 옮기는 질병으로부터 인류가 보호받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에볼라 사태도 야생동물이 인류에게 전염시킨 질병이다. 앞으로 이 같은 사례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류독감, 사스, 에볼라 등 새롭게 발견된 전염병의 절반 이상은 동물이 그 원인이었다. 사전에 야생동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함으로써 이 같은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태학자들이 강조하고 나섰다.
스미소니언보존생물연구소(Smithsonian Conservation Biology Institute) 연구팀은 야생동물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인류에 새로운 질병이 유입되는 것을 막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그동안 기록된 150개의 '동물-인간' 간 전염병을 들여다봤다. 지난 60년 동안 이뤄진 과학적 발견과 언론 보도기사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동물이 옮기는 병원균의 경우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며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아프거나 죽은 동물들을 통해 충분히 그 징후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50개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75개의 질병에서 눈에 보이는 징후를 포착했다. 인간에게 급속도로 전염되기 이전에 감염된 동물들에게서 발작, 무기력, 무차별적 공격 등의 징후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질병징후가 포착됐을 때 동물과 인간 사이를 단절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연과 동물 건강에 있어 이상 신호를 포착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2001년 콩고와 가봉 지역에 에볼라가 발병했을 때 가봉과 콩고정부 환경당국은 야생동물 지역을 조사했고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했다. 이를 통해 사냥꾼은 물론 다른 동물들에 대한 감염 정보를 파악할 수 있었다. 죽은 동물들에 대해서는 감염 여부를 확인했다. 이를 통해 인간에 급속도로 감염되기 이전에 경고 신호를 내릴 수 있었다.
연구팀은 "야생동물 지역에 대한 조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모바일을 이용하는 등 가용한 모든 네트워크를 통한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요한데 문제는 조사 지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데 있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