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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혼인파탄 기혼자와 바람, 손배책임 없어”

최종수정 2014.11.20 15:15 기사입력 2014.11.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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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전원합의체, 회복불능 부부관계 전제로 바람 피운 제3자 손해배상 책임 유무 판단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부부관계가 파탄이 난 상황에서 배우자가 제3자와 바람을 피웠다고 해도 제3자가 민사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대법관 김용덕)는 20일 남편 A(원고)씨가 자신의 부인이었던 C씨와 바람을 피웠던 남성 B(피고)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서울가정법원에 돌려보냈다.

A씨는 C씨와 1992년 10월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관계였고, 아들 2명을 두고 있었다. A씨와 C씨는 경제적인 문제와 성격 차이로 불화를 겪었고 2004년 2월 C씨는 가출해 이때부터 별거가 시작됐다.

C씨는 2008년 4월 이혼소송을 제기해 2008년 9월 이혼판결을 받았으나 A씨가 항소하면서 소송이 계속됐고, 2010년 9월 이혼결정이 확정됐다.

B씨는 2006년 등산모임에서 C씨를 만난 뒤 친밀하게 지냈고, 이혼재판이 끝나지 않았던 2009년 1월 C씨와 바람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씨와 C씨가 간통 등 부정한 행위를 함으로써 혼인관계가 파탄이 났다고 주장하면서 위자료 지급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B씨와 C씨가 신체적인 접촉 등 부정한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간통행위를 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은 간통 행위가 일어났다는 것을 전제로 한 판결은 아니었다.

1심은 B씨의 행위로 인해 혼인관계가 파탄이 난 게 아니라 장기간 불화 및 별거로 이미 파탄이 난 상태였다면서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2심은 “B씨는 C씨가 A씨 배우자라는 사실을 알면서 부정한 행위를 했으므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B씨의 행위 때문에 혼인관계가 파탄이 났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B씨는 A씨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심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부부가 장기간 별거하는 등의 사유로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돼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면,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성적인 행위를 하더라도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할 수 없고 배우자의 권리가 침해되는 손해가 생긴다고 할 수 없으므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이상훈, 박보영, 김소영 대법관은 소수의견을 통해 “다수의견은 우리나라가 취하는 법률혼주의를 훼손시킬 우려가 있고, 형사 처벌되는 간통행위가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때는 위법성이 부정되어 법체계상 모순되는 결과가 되며, 재판상 이혼사유에 관한 종래의 판례에 의하면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도 혼인관계가 해소되지 아니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의 의미에 대해 “부부공동생활관계가 파탄되어 실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아니하고 객관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른 경우에 부부의 일방과 제3자가 간통을 한 경우 그들이 간통죄로 형사처벌되는지 여부가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이 사건은 민사사건이고 간통을 한 것도 아니다. 따라서 다수의견은 이 부분에 대하여 판단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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