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재직 시절 열린 채용 주도, 서열파괴·여성우대
이 내정자가 "삼성의 인사문화를 (공직에) 그대로 심을 생각은 없다"고 밝혔지만 삼성의 인사업무를 혁신한 그가 어떤 방법으로든 이를 공직사회에 접목시킬 것으로 보여 그의 행보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내정자가 주도한 '열린 채용'은 90년대 초반만 해도 만연됐던 학연, 지연 등으로 대표되는 줄서기 문화, 연공서열 중심의 사내 분위기, 여성 인력 차별 등의 고질적 병폐를 쇄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993년 삼성그룹은 서류 전형을 폐지하고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와 면접만으로 신입사원을 뽑기 시작했다. 매번 신입사원이 들어올 때 마다 부서 내에서 학연과 지연을 따지던 사내 문화도 혁신시켰다. 사내 동문ㆍ동향 모임도 금지했다.
이 내정자가 삼성 재직 시절 거둔 이 같은 성과는 향후 공무원 조직 인사 개혁에도 많은 부분 도입될 전망이다. 공무원 조직의 가장 큰 병폐로 지적되는 부분은 직급제로 인해 하위 공무원들이 개인적인 역량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승진을 비롯한 인사 평가에 상위 직급자의 의견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줄서기 문화를 없애는데 걸림돌이다.
공무원 조직이 대기업 보다 더 보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식 인사 스타일을 그대로 도입하기는 어렵겠지만 직급제 위주의 공무원 조직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내정자는 지난 1976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뒤 삼성코닝, 삼성종합기술원, 삼성SDS, 삼성전자에서 인사 업무를 담당했다. 지난 2009년 삼성광통신 대표이사 부사장을 역임한 뒤 2011년 퇴임해 경영고문을 맡고 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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