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림 연구가 '김성희'의 저술 '살리는 사람 농부'
그 중에서 충북 음성의 최재명 할아버지는 올초 갑작스럽게 80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최 할아버지는 작년 가을부터 사망 직전까지 그가 살던 최상미마을을 수용, 일반산업단지로 개발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음성군청 앞에서 반대시위를 펼쳤었다.
김성희 한살림 기획실장은 안타까운 심정으로 이들의 족적을 '살리는 사람 농부'(한살림 출간)라는 책에 담았다. 저자는 "초창기 한살림 농부들은 우리 농업의 희망을 일구고 축적해온 소중한 분들"이라며 "대부분 70, 80세의 고령으로 세상을 떠나거나 건강이 악화돼 소중한 농사법, 다양한 노하우를 잃을 판국"이라고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한살림은 1986년 사람과 자연, 도시와 농촌이 생명의 끈을 이어가야한다는 목표로 자연을 살리고 생명을 지키는 농사를 위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결성한 비영리단체다. 한살림은 생명농업을 바탕으로 직거래운동을 펼치며 절제된 소비, 자연과 조화를 이룬 생활문화를 실천하고 있다. 2014년 9월 현재 조합원이 47만세대다. 이 숫자는 전국 전체 세대의 2% 남짓이나 농지 규모로는 0.22%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저자는 "기반이 허물어지고 있는 우리 농업과 농촌을 감안하면 한살림은 갈 길이 멀다"며 "사고 파는 관계를 넘어 서로 이해하고 기댄 채 살아가는 생명의 모습 그대로, 먹을 거리를 기르고 나누는 사회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16명의 농부는 한살림 정신을 실천하며 미생물조차 존중하고, 모든 생명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인다. 또한 자연의 섭리에 따라 서로 섬기고, 소통하며 욕망에 애달파하기를 거부한다. 이들은 가난과 핍박을 감내하며 이웃과 더불어 나누며 살아간다. 참농부들 덕분에 우리 농업이 견디고 건강한 밥상이 유지된다해도 틀리지 않다. <김성희 지음/류관희·장성백 사진/한살림 출간/값 1만40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