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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불균형 조정 장치 없어"

최종수정 2014.11.07 14:38 기사입력 2014.11.0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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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구조적 결함에서 최대 혜택 입어…불평등 해결 없인 와해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이 장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든 것은 유로존의 뿌리 깊은 불평등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천은 유럽 경제의 맏형 독일이 유로존의 제도적 취약성으로부터 최대 혜택을 입고 있다고 최근 비판했다.

최근 부진하지만 독일은 여전히 명실공히 유럽 최대 경제국이다. 독일은 세 국제 신용평가업체로부터 최고 국가신용등급(AAA)과 등급전망(안정적)을 부여받고 있다. 실업률이 유럽에서 가장 낮고 경상수지 흑자는 가장 많다. 독일에는 지멘스·폴크스바겐·알리안츠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독일이 '유럽의 병자'에서 최대 경제국으로 탈바꿈하기까지 유로화 도입과 임금 억제가 크게 한몫했다. 독일은 의도적으로 저임금을 장기간 유지하면서 비용에서 다른 회원국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올랐다. 유로화 도입 이후 재정위기 직전까지 남유럽 국가들의 단위 노동비용이 크게 치솟은 것과 대비된다.

일부 학자는 이를 '인근 궁핍화(beggar thy neighbor)' 정책이라고 표현한다. 다른 주변 국가들을 가난하게 만들어 자국의 부(富)만 키운다는 뜻이다.
유로화도 비슷하다. 유로화의 전신은 1979년 출범한 유럽통화제도(EMS)다. 가입국들은 이로써 환율변동성을 일정폭 이하로 줄이면서 환율과 관련해 계속 협력했다.

2000년 유로화 탄생으로 모든 회원국의 통화가치가 서로 연동됐다. 그러나 주된 기준은 독일의 마르크화였다. 브레튼우드 체제에서 달러화에 모든 통화가 연동된 것과 비슷하다.

무역수지 흑자국의 통화는 강세를 띠어 수출 경쟁력이 둔화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환율이 사라진 유로존에서는 경제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다른 회원국들이 유로화 가치를 끌어내린다. 따라서 독일은 무역수지 흑자국이면서도 환율절상에 따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유로화 도입 직전인 1999년 10%였던 독일의 실업률은 최근 6.7%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로화 도입 직후인 2000년 17억유로였던 독일의 무역흑자는 현재 140억유로(약 18조7030억원)로 늘었다. 독일 국채는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금리가 역대 가장 낮은 0.89%까지 내려갔다.

유로존에는 국가간 불균형을 조절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결여돼 있다. 경제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은 유럽연합(EU) 가입과 동시에 지원금을 받았다. 그러나 지원금은 제대로 쓰이지 못했다. 부패한 정치권과 취약한 민간경제 때문이다.

유로화 도입 이후 이자가 낮아지면서 남유럽 국가들은 대규모 빚으로 방만하게 경영했다. 유로존은 이 재정위기의 그림자에서 아직까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로화 도입 이후 유로존의 불평등이 심화하고 경제 비효율성은 더 확대됐다. 이제 유로존을 이끌던 독일 경제마저 휘청거리는 상황이다.

포천은 유로존이 구조적 취약성부터 해결하지 않으면 장기 경제침체에서 벗어날 길은 요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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