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어도 열어도 닫히는 '지갑의 마음', 경제가 가라앉는다
과감히 규제 푼 초이노믹스, 사상최저 금리에도 약발 없어
양적완화 종료 앞둔 미국·낙관론 강한 독일과 대조적…'심리적 불황' 타개 시급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경기부양을 위해 돈 풀기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소비심리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정책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양적완화 종료를 앞두고 있는 미국과 긴축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 오히려 소비자들이 낙관론적 전망을 유지해 대조를 이룬다.
CCSI는 올해 2∼4월 108을 유지하다가 세월호 참사 여파에 5월 105로 떨어졌다. 6월 107로 올랐다가 7월에 다시 105로 떨어졌고 8~9월 107로 회복되는 듯 했지만 다시 105로 내려앉았다.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과 전망, 가계수입 전망 등 대부분의 구성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특히 취업기회전망CSI(94→88)는 6포인트나 급락했다.
정문갑 한은 통계조사팀 차장은 "여러 기관의 경제전망이 하향 조정된 데다가 유로존의 경제위기설, 주가 하락 등 영향으로 비관적인 인식이 확산된 것 같다"며 "10월 기준금리 인하는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역시 9월 소비자태도지수(2인 이상 가구ㆍ계절 조정치)가 전월보다 1.3포인트 하락한 39.9를 기록해 2개월 연속 낮아졌다. 9월 하락폭은 지난 2월 이후 최대치다. 소비자태도지수는 5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소비지출 증가를 예상하는 소비자가 많고 50이하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반면 미국과 독일의 소비자들은 낙관적인 소비심리를 보였다. 미국 10월 소비자심리지수(잠정치)는 86.4를 기록해 2007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향후 기대지수 역시 78.4로 2012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양적완화 조치 완료를 앞두고 군사적 갈등 고조,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등 각종 악재에도 소비자들의 불안감이나 공포감이 없었던 셈이다. 긴축재정을 고수하고 있는 독일의 11월 소비자신뢰지수도 8.5로 3개월만에 상승반전했다. 향후 임금 상승 기대감이 크고 소비 욕구도 강해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미뤄지고 있고 그 사이 부동산 경기와 주가 등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지표들이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심리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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