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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로 읽는 한국 미술사…아르코미술관 40년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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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신체와 인식'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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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이기봉-정영두 협업, '흐린방' 퍼포먼스 작업.

2012년 이기봉-정영두 협업, '흐린방' 퍼포먼스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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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40년 역사를 가진 아르코미술관의 역사를 조망하는 전시가 열리는 중이다. 아르코미술관은 1974년 미술회관이라는 이름으로 서울 관훈동 구(舊) 덕수병원 건물을 임차해 운영되고, 1979년 대학로 동숭동에 김수근의 설계로 신축개관을 하기까지 국내 미술관 가운데 가장 오래된 장소에서 미술의 중심이 통과한 곳이다. 197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제도권 미술계의 지형도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대관전을 포함해 약 2000여회의 전시를 개최해 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아르코미술관의 '미술회관 시대'(1974~2002년), '마로니에미술관 시대'(2002~2005년)를 거쳐 현재 아르코미술관 시대(2005년~)에 이르는 미술관 40년 전시의 역사를 다뤘다. 한국 미술사의 한편을 자리해 온 전시 뿐 아니라 역사 속에서 잊히거나 사라졌던 프로젝트 등에 관한 구술 인터뷰와 다양한 형식의 아카이브들로 구성된다.
'미술을 위한 캐비닛, 아카이브로 읽는 아르코미술관 40년'을 제목으로 한 이번 전시는 다음달 30일까지 아르코미술관 1F 스페이스필룩스와 2F 아르코아카이브에서 개최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자료원과 아르코미술관 아카이브가 소장해온 작품과 자료 약 450여점을 선별해 공개했다.
아르코미술관 40년전 전시장 모습

아르코미술관 40년전 전시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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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관훈동 미술회관은 총462회의 대관전시와 8회의 기획전시를 유치하면서 1970년대 척박했던 한국 미술계에 중요한 전시공간으로 기능했다. 미술회관이 이관한 1970년대 후반부터는 한국 미술사에서 유례없이 집단적 미술운동이 전개됐다. '상미회'(1976년), '혜화동화실동인'(1980~1982년, 1987년), '82 현대회화'(1982~1983년), '그룹 농'(1981~1982년) 등과 같은 크고 작은 소그룹 단체들은 동료들과 연대했고, 작가 윤석남(1982년)을 비롯한 신진 예술가들은 미술회관에서 첫 개인전 무대를 가졌다. 이번 전시에선 1980년 개막당일 미술회관 운영위원회의 취소로 무산된 '현실과 발언 창립전'(1980년)도 재조명하고 있다.

1990년대 미술화단에서는 자본주의 경제의 급성장, 소비문화의 정착과 더불어 다원화 양상이 두드러진다. '신세대 작가'로 불리는 20~30대 젊은 예술가군은 장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탈장르 예술을 실험하거나 인터넷, TV 등 테크놀로지나 대중매체를 활용하여 미술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신진작가 발굴을 목적으로 한 '신세대미술흐름전'은 1992년부터 2002년까지 신체·기술·엔트로피·믹서앤쥬서 등 매년 다른 주제로 현대사회가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를 미술의 각도에서 짚어보고자 했다. 본격적으로 커미셔너가 전시기획에 참여해 다양한 논평이 전개된 시기이기도 하다. 이불(1995년), 공성훈(1996년), 임민욱, 함경아(1999년), 양혜규(2002년) 등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40대 작가들이 이 전시를 거쳐갔다.

미술회관은 1999년에 큐레이터 시스템을 도입, 2000년대 이후부터는 큐레이터에 의한 자체 기획전 비중을 높였다. 또한 2002년 마로니에미술관으로, 2005년 아르코미술관으로 명칭을 각각 변경하면서 공공미술관으로서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박현기, 이승택, 김구림, 신학철 등 미술사적 조명이 부족했던 작가들을 소개하는 '대표작가전', 권부문, 이옥련, 최민화, 정정엽 등 한국 미술화단의 허리를 책임지는 중진작가들에게 신작 발표의 기회를 제공해온 '중진작가초대전', 동시대 주요 이슈를 전시 주제로 발전시키는 '주제기획전', 외부 기획자의 실험적 전시를 지원하는 '기획공모전', 미술을 매개로 타국가와의 문화교환을 주도하는 '국제교류전' 등 다양한 형식과 장르가 등장했다. 또한 2001년에는 단색회화가 화단을 지배하던 1970년대 초 ST그룹 작가들과 함께 해프닝, 이벤트 등의 행위예술을 실험했던 작가 성능경의 개인전을 개최해 미술계의 반향을 이끌었다. 재료에 대해 끊임없는 탐구와 독특한 개념성을 기반으로 탄탄한 작업세계를 구축해 왔던 이기봉은 무용가 정영두와 협업해 그의 작품이 가진 복합적 의미를 신체 언어로 표현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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