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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다시 불안의 중심에 '주가 이틀간 11.6%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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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졸업 시도가 되레 독이 돼…투자자 불안감 커지면서 매도 타깃 전락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그리스가 다시 유럽 경제 불안의 중심에 섰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아테네 증권거래소의 아테네 종합지수는 지난 이틀간 무려 11.6% 폭락했다. 구제금융 조기 졸업을 노리던 그리스 정부는 긴급 각료회의를 소집,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상반기만 해도 그리스는 구제금융 조기 졸업 기대감에 부풀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가 불안해지면서 그리스의 조기 구제금융 졸업 시도는 독이 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구제금융 조기 졸업을 노리고 있는 그리스가 타깃이 되고 있는 것이다. 어딜 감히 벌써 구제금융 졸업을 시도하려 드느냐는 것이다.
현재 그리스 구제금융 계획에 따르면 유로존의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은 올해 12월에 끝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은 2016년 3월까지 지속돼 내년 이후에도 그리스는 120억유로를 추가로 지원받는다. 그리스는 이 120억유로를 받으려 하지 않았다. 올해 말이나 구제금융 종료 1년을 앞둔 내년 3월 조기 졸업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채권단과 협상을 시도했다. 구제금융 졸업을 통해 경제 주권을 회복, 더 이상 혹독한 긴축을 하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같이 구제금융을 받았던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이 이미 구제금융을 졸업했다는 점도 그리스 정부를 조바심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리스는 운이 나빴다. 구제금융 조기 졸업 논의가 달아오를 무렵부터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재차 고조된 것이다. 투자자들은 그리스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리려 했다고 판단했고 그리스 자산을 투매했다.

9월 초 1200을 웃돌았던 아테네종합지수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14일과 15일에는 각각 5.70%, 6.25% 폭락하면서 매도 분위기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줬다. 15일 지수는 14개월 만의 최저치인 888.93으로 거래를 마쳤다.
그리스 10년물 국채는 사실상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로 여겨지는 7%선을 7개월 만에 넘어섰다. 14일 7%를 돌파한데 이어 15일에는 7.85%로 치솟았다.

매뉴라이프 자산운용의 메간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치솟는 국채 금리는 조기 구제금융을 결정 말라는 경고신호"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구제금융을 지속하라고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상황이 급변하자 그리스 정부가 결국 태도를 바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테네 종합지수가 연이틀 폭락하자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긴급 각료회의를 소집했다.

하지만 구제금융 조기졸업 포기는 연립정권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 그리스 국민들은 긴축을 대가로 한 구제금융을 반기지 않고 있다.

계속해서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그리스 제1야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구제금융을 끊자고 주장하고 있다. 구제금융을 끊어야 유로존과 IMF가 요구하는 긴축을 중단할 수 있고 그래야 그리스 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이다.

한 설문조사에서는 현 연립 정권이 올해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시리자가 연립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신민당, 사회당과의 격차를 계속 벌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사마라스 정권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다. 구제금융을 지속하면 정치적 붕괴 위기에, 구제금융을 끊으면 재정적 붕괴 위기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국채 금리가 7%를 넘어섰다는 것은 사실상 그리스가 국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스 불안감의 향후 확산 여부도 주목된다. 이미 구제금융을 졸업한 아일랜드와 포르투갈도 '구제금융 졸업의 저주'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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