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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사표 품은 권오갑..'사생결단 승부수'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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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260명의 조선 3사 임원 전원이 일괄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한 뒤 첫 출근일인 13일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전날 신문 방송을 통해 임원 전원 일괄 사직서 제출 소식을 접한 직원들은 출근 직후 일손을 놓은 채 삼삼오오 모여 회사의 구조조정이 향후 어디까지 확대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최근 회사 안팎에서 임원 구조조정설이 돌긴 했지만 전원 사표 제출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될지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이 전 임원에게 일괄 사직서를 요구한 것은 1972년 현대중공업 창사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임직원들은 임원들의 재신임 규모에 큰 관심을 보였다. 현재 260명 중 최소 30%는 짐을 싸야한다는 것이 회사 안팎의 관측이다. 대상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3개 조선 계열사 임원들이다.

3개 조선 계열사 임원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현대중공업 213명, 현대미포조선 27명, 현대삼호중공업 20명 등 260명이다. 회사는 이들의 사직서를 13일 일괄적으로 받은 뒤 선별적으로 수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예년에는 임원 인사 때 사직 비율이 10~15%였지만 이번에는 30%대로 확대할 것"이라며 "인사 시기도 12월 초에서 10월 중으로 앞당겨 이달 말 임시 주주총회 전까지 임원 인사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직원들은 임원 구조조정이 직원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직원은 "임원 구조조정 다음 순위는 직원 아니겠느냐"며 "직원들이 임원 재신임 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임원 재신임 폭이 직원 구조조정의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동조합은 이번 임원 전원 사표 제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노조를 압박하기 위해 보여주는 쇼라는 것이다. 실제 현대중공업 노조 게시판에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퇴직 임원들 퇴직금 주느라 허리 휘겠네" 등의 부정적인 글들이 올라와 있다.

권 사장은 취임 이후 노조 측과 임단협을 마무리하기 위해 적극 나섰지만 아직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가 쟁의행위 찬반투표일을 무기한 연장하고 교섭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 조직을 바닥부터 모두 바꿀 방침이다. 지원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생산과 영업 중심으로 조직 시스템을 바꾼다.

또 우수인력을 생산과 영업으로 전진 배치해 회사를 정상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과감한 사업재편도 진행한다.

수익 창출이 어려운 사업과 해외법인들은 원점에서 재검토해 조정하기로 했다. 줄일 수 있는 비용은 모두 줄이는 등 전사적인 비용 절감에도 나선다. 이와 관련해 권 사장은 "줄일 수 있는 비용은 모두 줄이고, 꼭 필요한 것이라 하더라도 삭감해 운영하는 '짠물 경영'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직 개편 작업이 마무리되면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리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편 12일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조선ㆍ엔진기계ㆍ해양ㆍ플랜트ㆍ전기전자시스템ㆍ건설장비ㆍ그린에너지 등 7개 사업본부장을 긴급 소집해 "새로운 조직에 필요한 임원들을 재신임하겠다"며"모두 사표를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신임을 통해 임원 인사를 조기 실시, 능력 있는 부장급을 조직의 리더로 발탁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금 모든 임직원들은 현실을 직시해야 하며 강도 높은 개혁을 통해 새롭게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노사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결연한 자세로 임원 인사를 시작으로 강도 높은 개혁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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