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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왜 노동교화소를 인정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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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남 외무성 부국장 정치범 수용소는 없고 노동교화소 있다고 첫 시인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이 지난 7일 유엔본부에서 연 첫 인권설명회에서 놀라운 사실을 인정했다. 북한에는 정치범 수용소는 없지만 '노동교화소'는 있다고 한 것이다.

과거 같으면 북한은 노동교화소가 있다는 보도나 유엔 인권보고서와 같은 것을 '날조'라며 부인하거나 핵무기,미사일,군사도발 등의 자극하는 말로 관심을 딴 데로 돌렸겠지만 이번에는 의외로 '노동교화소'가 있다는 점을 인정해 국제사회를 놀라게 했다.
이는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지난달 27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국제사회와 인권대화를 할 수 있다고 기습 발표한 데 이어 두 번째로 국제사회를 놀라게 한 것이다.

설명회에서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 최명남 부국장은 유엔이 지난달 폐지를 권고한 정치범 수용소와 관련,"북한에는 정치범 수용소는 없다"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그는 "다만 노동을 하면서 자기 잘못을 되돌아보고 정신이 향상되는 노동교화소는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달 미국인 관광객 매튜 밀러에게 적대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6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국제사회에서 인권유린의 장소로 지목되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 5곳의 총면적이 서울시 면적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인 정치범 수용소를 전면 부인했지만 국회 의원이나 연구기관은 이를 정면 반박하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8일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자료를 기반으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 정치범수용소 5곳의 총면적은 약 1247㎢로 서울시 면적 605.2㎢의 두 배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이 밝힌 5곳의 정치범수용소는 평남 개천의 14호 관리소(128.2㎢), 함남 요덕의 15호 관리소(551.6㎢), 함북 명간의 16호 관리소(560㎢), 평남 개천의 18호 관리소(7.1㎢), 함북 청진의 25호 관리소(1㎢) 등이다. 특히 15호 관리소의 경우 요덕군 전체 면적(1378㎢)의 약 40%를 차지하는 대규모 수용소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연구원은 지난 6월 발간한 ‘2014 북한인권백서’에서 탈북자 심층면접을 통해 북한 정치범수용소는 모두 5곳이며 수감자는 총 8만~12만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북한이 정치범 수용소는 부인하면서도 노동교화소 존재를 인정한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북한이 인권설명회를 가진 데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날 설명회는 북한이 인권 문제와 관련해 유엔에서 가진 사상 첫 설명회였다. 유엔이 다음 달 총회에서 북한 인권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는 등 북한의 인권 문제가 국제사회의 핫 이슈로 떠오른 상황을 감안하면 이 설명회는 국제 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데 대한 방어전략으로 볼 수 있다.

외교안보 전문 매체 '더 디플로맷'은 이날 이에 대해 북한이 상징적이지만 국제사회와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했다.

워싱턴에 있는 북한 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토이유 소장은 '더 디플로맷'에 "북한이 통상 유엔 인권보고서와 같은 것을 부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인정했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 북한은 유엔의 2월 인권보고서가 논의를 계속하도록 해 방어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지도부는 과거에는 인권문제를 대응해야 할 사안으로 여기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지난달 유엔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자체 보고서를 발간했다.

디플로맷은 "북한은 일본과 유럽연합(EU) 다시 제출할 유엔 결의를 모면하려 할 수 있다"면서도 "북한의 전례없는 인정은 국제관계를 개선하고 고립을 피하려는 북한 시도와 연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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