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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가계 총 금융자산, 지난해 118조 유로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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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인당 순 금융자산 기준 전 세계 22위… 아시아 중산층 급증

<2013년 국가별 1인당 순 금융자산>

<2013년 국가별 1인당 순 금융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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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알리안츠그룹은 25일 전 세계 50여개국 가계의 자산과 부채 상황을 분석한 보고서인 '글로벌 웰스 리포트'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가계의 총 금융자산은 전년대비 9.9% 증가해 2003년 이래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총 금융자산 규모도 118조 유로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성장은 일본, 미국, 유럽에서의 유례없는 증시 호조에 기인했다. 작년 한 해 유가증권 자산은 16.5% 증대됐다. 이는 금융위기 발생 직전보다 더 높은 수치다. 하지만 예금자들 사이에서 증시 선호도가 갑자기 높아진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만 상당한 규모의 신규 자금이 주식이나 유가증권으로 유입되었고 유럽에서는 여전히 유가증권 자산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모든 지역이 빠르게 성장한 것도 아니다. 라틴 아메리카를 비롯한 신흥시장에서는 자국 자본시장과 통화시장의 변동성 탓에 자산 성장세가 약화됐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의 성장률 역시 다소 둔화된 16.8%에 그쳤다.

아시아 자산성장률 연평균 10% 못미쳐
물론 이 수치는 북아메리카(+11.7%), 일본(+6.1%), 서부 유럽(+5.2%)과 같은 선진국 대비 매우 높은 수치다. 장기적인 성장 측면에서 아시아는 2000년부터 동유럽 다음으로 높은 연평균 13.6%의 성장률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제외한 실질 자산 성장률을 놓고 보면 그 순위는 다소 달라진다.

아시아의 자산 성장률은 연평균 10%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라틴 아메리카(+5.5%)를 상회하고 2000년 이래 매년 6%대 성장률에 그쳤던 동유럽 역시 앞서고 있다.

이에 대해 마이클 하이제 알리안츠 경제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시아 지역의 자산은 지난 해 다시 한번 매우 긍정적인 성장을 이뤄냈다"며 "이는 선진국 따라잡기 과정이 온전히 진행 중임을 시사하고 이 같은 추세는 올해 역시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한국 일반 가계의 금융자산은 1조8170억 유로로 아시아 지역 평균 성장률인 16.8% 대비 다소 저조한 6.5%의 성장을 기록했다. 2007에 비하면 6310억 유로(53%) 증가한 셈이다.

그러나 금융위기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으로 일반 가계는 여전히 주식투자와 관련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기 발생 이전 전체 금융자산에서 유가증권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4%였으나 지난해 말에는 25%대로 내려갔다.

2013년 유가증권 자산 성장률은 1% 미만으로 생명보험과 연금자산(+12.3%), 은행예금(+6.3%) 대비 매우 저조했다. 그 결과 은행예금은 전체 자산에서 44.5%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28.9%를 차지한 생명보험과 연금펀드 자산보다 훨씬 선호도가 높은 자산으로 기록됐다.

아시아지역 개인부채 4조3000억 유로 달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자산만 빠르게 성장한 것이 아니라 부채(모기지 대출 포함)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났다. 부채 증가율은 3.6%대로 금융 위기 이래 여느 해보다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명목 경제생산 대비 개인 채무는 소폭 감소했다. 2009년부터 계속된 추세다.

이 디레버리징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들에 기인된 것이다. 반대로 신흥경제에서는 부채 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이는 경제 성장과 맞물려 있다. 지난해 아시아 지역 전체의 개인 부채는 15.8% 증가해 4조3000억 유로에 달했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2012년 4.6%의 일반 가계 부채 증가율을 기록한 한국은 지난해 다시 5.7% 증가율을 보였다. 지속되는 부채 증가의 결과, 아시아 지역 부채 비율(GDP 대비 부채 비중)은 2013년 말 약 40%에 육박했다.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우 부채 비율이 80%를 초과하는 등 이미 미국을 추월했으며 특히 한국의 지난해 말 부채 비율은 역내에서 가장 높은 92.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 세계 순 금융자산(총 금융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규모)은 12.4%로 두 자리 수 성장을 기록했다. 선진국의 경우 환율조정효과로 일부 국가들에서 순위 변동이 있었다. 순위가 두 단계 내려간 일본이 대표적이다. 스위스는 미국과 안정적인 격차를 유지하며 최정상의 위치를 지켰다.

한국의 1인당 평균 순 금융자산은 1만9800 유로로 아시아 지역 내에서 일본, 대만, 싱가포르에 이어 4위, 전 세계 기준 22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의 자산 성장률은 높은 부채액에 기인된 다소 실망스러운 수치로 2000년 이래 한국은 전 세계 순위에서 5단계 하락했다.

올해 알리안츠는 처음으로 자산 매트릭스를 기반으로 개별 국가 내 부(富)의 분포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는 최근 국제적으로 제기되는 부의 불평등 심화론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 상위 10% 부유층 부의 비율 상승

이번 조사대상국 중 많은 국가들이 부의 분배 면에서 크게 변화가 없었거나 수십 년간 개선돼 왔으며 이 같은 현상은 대부분 신흥 국가, 특히 라틴 아메리카에서 두드러졌다.

아시아의 경우 한국, 중국, 대만과 같은 일부 유교문화권 국가에서 평등적인 분배 구조가 생성되기 시작했지만 부의 분배는 여전히 정체된 실정이다. 이 같은 수십 년간의 정체상태는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 극명했던 반면, 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우 성공적인 부의 분배를 달성해왔다.

한편, 선진국의 경우 전반적으로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대부분의 조사 대상국에서 상위 10% 부유층의 부의 비율이 다시 상승하는 등 부의 분배가 도리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에서 유독 심했다. 유럽 국가(프랑스, 스위스, 아일랜드, 이탈리아)와 일본도 마찬가지다.

금융위기 이후 자산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저소득층과 중산층이 입은 타격이 특히 심했다. 하이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한 정치적인 해석은 명백하다. 보다 평등한 자산 분배를 희망하는 국가는 과세나 부담금으로 자산 성장을 제한할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자산 성장을 장려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성장은 사회적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전 세계 부의 계층을 기반으로 한 분석은 매우 이질적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약 9억1200만명이 순 금융자산 보유 규모에 있어 '중산층'으로 나타났다.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이 같은 글로벌 중산층의 증가 추세는 보다 명확하게 드러난다. 2000년대에 들어 중산층에 해당되는 인구의 비중이 라틴 아메리카에서 두 배, 동유럽에서 세 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아 중산층 600% 증가, 총 5억명

아시아에서는 무려 600%가 증가해 현재 총 5억명의 인구가 중산층으로 분류되는데, 이 같은 성장의 원동력은 단연 중국이다. 이는 일본을 제외하고서라도, 전 세계 중산층에서 두 명 중의 한 명은 아시아에서 나온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산층의 급속한 성장이 모든 이를 위한 성공 스토리는 아니다. 특히 선진국의 경우, 2000년대에 들어서 고소득층 인구가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몇 년간 무려 6500만명이 '부의 중상류층'에서 이탈됐다. 이 같은 현상은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에서도 현격하게 드러났으며 이들 국가에서는 부의 격차가 악화됐다.

저소득층(1인당 평균 순 금융자산이 5300 유로 이하) 인구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35억명 대에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높은 인구 증가율의 부산물이라 할 수 있다. 인구 증가율을 감안할 경우, 진정한 전진의 과정이 이 수치 상에 숨어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13년간 전 세계 약 5억명의 인구와 약 4억명의 아시아인이 저소득층에서 중산층으로 편입됐다.

하이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인구가 번영에 동참하고 있는지 이 수치만큼 명징하게 보여주는 자료는 없다"며 "이런 글로벌 현상으로 볼 때 부의 불평등은 결코 악화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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