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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 예외 아닌 靑年 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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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대상 33.3%는 휴식시간 '0'…치유할 시간도 없다

'감정노동' 예외 아닌 靑年 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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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편의점 고마운 손님 BEST 5'라는 글이 누리꾼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글쓴이는 "수고하세요·안녕하세요 같이 인사를 주고받는 손님, 결제할 때 손으로 카드나 현금을 전달하는 손님, 음식을 먹고 난 뒤 깔끔하게 뒷정리 해주는 손님이 고맙다"고 말했다. 이를 본 또 다른 누리꾼은 "돈 던지기·반말, 두 개만 없어도 편의점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절반으로 줄어 들 것 같다"고 공감을 표했다.

이처럼 최근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청년세대 아르바이트생의 열악한 노동환경·근로조건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청년 아르바이트생 역시 '감정노동'의 예외일 수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청년유니온이 24일 발표한 '아르바이트 청년 감정노동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자신의 기분과 상관 없이 항상 웃거나 즐거운 표정을 지어야 한다'고 응답한 청년층 아르바이트생은 응답자 전체의 85.4%(192명)에 달했다.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은 자신의 감정과 상관 없이 직무수행을 위해 미소, 친절 등의 감정상태를 연기해야 하는 노동유형을 일컫는다. 보통 고객과의 접점이 많은 서비스업 직종에서 주로 나타나며 최근에는 각종 폭언·폭설 등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콜센터 상담사 등에 의해 널리 알려졌다.

실제 응답자 중 고객으로부터 인격무시 발언을 듣거나 무리한 요구를 받은 경험은 각각 50.7%(114명), 53.8%(121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청년 아르바이트생 역시 전형적인 감정노동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에 참여한 A(25·여)씨는 "콜센터에서 일할 때 제품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상담을 하는 직원 그룹이 있었는데, 이분들이 하는 말은 주로 '죄송하다'는 것"이라며 "밥을 먹으면 절반은 우느라 식사를 못하고, 쉬는 시간엔 거의 담배를 피운다. 정상적인 생활이 될까 걱정됐다"고 말했다.
한편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은 열악한 근로조건·노동환경으로 이중고에 처해 있었다. 하루 동안 근무 중 휴게시간을 물은 결과 0분(없음)~30분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75.3%(165명)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근속 기간 중 휴가를 사용한 경험에 대해서도 76%(171명)는 '없다'고 응답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감정노동에 대한 치유는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TM 아르바이트생이었던 B(26·여)씨는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딱히 없고 생활리듬이 이상해진다"며 "하루 종일 굶다 새벽 3시에 밥을 먹거나 어쩌다가 쉬는 날은 그냥 하루 종일 TV만 본다"고 말했다. 편의점·음식점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C(29)씨는 "집에 가면 말을 하기도 싫고 누가 물어도 대답도 안하게 된다"며 "사소한 것에 화를 내기도 하고 '나란 인간은 정말 쓸모가 없어'란 식으로 내면을 공격하게 된다"고 말했다.

청년유니온·감정노동네트워크는 "감정노동에 대한 사업주의 인식 제고는 물론 고객의 부당한 행동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며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서 적절한 휴식공간·시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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