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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MK가 부러워요"… SK·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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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부재 SK·CJ, 대형 인수합병 잇따라 놓쳐 한숨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이광호 기자] 10조5500억원이라는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통큰 베팅'을 보며 한숨을 짓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오너 부재의 SK그룹과 CJ그룹이다. 장기간의 오너 부재로 사업 차질을 겪고 있는 이들 기업으로서는 현대차그룹의 '오너십 경영'이 부러울 뿐이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거래가 된 이번 인수전의 승패는 결국 통큰 결단을 할 수 있는 오너십이 갈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대차가 한전부지 낙찰자로 선정된 것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재덕(?)을 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오는 23일이면 수감 600일을 맞는다. 국내 대기업 회장 가운데 최장기 기록이다. 재계 서열 3위인 SK는 이 같은 최 회장의 장기 부재 속에 신성장 사업 진출, 대규모 인수ㆍ합병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STX에너지, ADT캡스 인수를 막판에 포기했고 올 들어 호주 유류공급업체 UP 입찰에서도 맥없이 물러났다. 태양광전지 사업에 이어 차세대 연료전지 사업에서도 철수했다.

특히 SK그룹의 입장에선 엘피다 인수에서 손을 뗀 것이 뼈아프다. 지난 2012년 일본의 반도체 업체 엘피다 인수를 포기했던 최 회장은 "앞으로도 인수합병 기회가 있을 경우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으나 이후 법적 문제에 휩싸이면서 손을 떼고 말았다.

이후 세계 3위 D램 업체였던 엘피다는 미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으로 넘어갔다. 마이크론은 인수효과로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올해 1분기 세계 D램 시장에서 2위로 올라섰다. 반면 SK하이닉스는 1분기에 모바일 D램 시장에서 23.6%의 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다. 특히 마이크론은 시장 점유율 향상 뿐만 아니라 대량의 엘피다 특허까지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 결과 최근 마이크론 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 같은 모습에 최 회장도 최근 면회한 임원과의 대화에서 "엘피다 인수를 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도 현대차의 오너십이 부럽기만 하다.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올 상반기에만 중단되거나 보류된 CJ의 투자 규모는 4800억 원대로 상반기 투자 목표액(1조3700억원)의 35%에 달한다.

CJ그룹은 2010년부터 3년 연속 국내 투자를 늘려왔다. 2010년 1조3200억원, 2011년 1조7000억원, 2012년 2조9000억원으로 늘려왔다. 특히 2012년에는 외식과 문화 콘텐츠 사업 확대를 위해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20% 초과해 집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구속된 이후에는 흐름이 끊겼다. 지난해에는 실제 투자규모가 계획보다 20% 적은 2조6000억원에 그쳤다. 손경식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투자 규모는 2조원이지만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투자 중단ㆍ보류로 차질을 빚는 주요 사업은 CJ대한통운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월 충청지역에 물류 터미널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2000억원을 투자하려다가 보류했다. 그룹 차원에서 2020년까지 글로벌 물류 5대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던 CJ대한통운은 지난해 하반기에도 미국과 인도 물류 업체 인수를 추진했으나, 협상 단계에서 보류했다. 올해 초 야심차게 계획했던 CJ CGV의 해외 극장 사업 투자도 지연됐으며, CJ오쇼핑의 해외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대도 보류됐다. 또 CJ제일제당은 생물자원 사업부문을 새로운 글로벌 성장동력으로 삼고 베트남과 중국 기업의 M&A를 추진했으나 최종 인수 직전 단계에서 중단됐다. CJ푸드빌은 한식 레스토랑 '비비고' 매장 출점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

재계 관계자는 "SK와 CJ가 비상경영을 강화하고 있지만 대규모 인수ㆍ합병이나 신규사업에 대한 결정에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사업 확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총수 부재로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기업들은 향후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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