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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스쿼시, 금빛 '四美人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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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미·박은옥·양연수·이지현 출전 여자 단체전서 메달 기대…광저우 우승 말레이시아, 준우승 홍콩 경계

아래부터)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스쿼시대표 양연수-박은옥-송선미-이지현[사진=김현민 기자]

아래부터)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스쿼시대표 양연수-박은옥-송선미-이지현[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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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스톱!"

남녀 스쿼시 대표팀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합동 훈련하는 열우물경기장. 강호석 스쿼시 대표팀 코치(39)가 지시하자 유리문 안에서 벽에 대고 공을 치던 선수들이 밖으로 나왔다. 정해진 '랠리(두 명이 번갈아가며 한 쪽이 되받아치는 데 실패할 때까지 계속 벽에 공을 치는 스트로크)' 시간은 7분. 선수들의 유니폼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휴식시간(1분 30초)이 지나자 상대를 바꿔 다시 랠리를 시작했다. 숨 가쁜 훈련의 마무리는 '셔틀런'이다. 길이 9.75m 코트를 빠른 속도로 45초 동안 왕복으로 달리는 훈련이다. "남자는 5회, 여자는 3회." 강 코치가 '배려'를 했지만 여자 선수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송선미(24ㆍ경남체육회)는 반복 횟수를 재차 확인한 뒤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숨을 고르던 양연수(23ㆍ인천시체육회)도 뒤를 따라 코트로 들어섰다. 막내 이지현(23ㆍ중앙대)도 예외는 아니다. 맏언니 박은옥(37ㆍ광주시체육회)만 한 편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물끄러미 지켜본다. 여자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왕복달리기가 가장 힘들고 꺼리는 훈련"이라고 했다. 반면 강 코치는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아 강도를 낮췄다. 이 정도는 몸 풀기 수준"이라며 웃었다.

좁은 코트에서 선수 두 명이 벽을 이용해 경기하는 스쿼시는 체력과 순발력을 요구한다. 일본 스쿼시연맹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스쿼시의 분당 칼로리 소모량은 15㎉로 수영(13㎉), 축구(10㎉), 테니스(8㎉) 등 웬만한 스포츠 종목을 능가한다. 그러나 승부를 가르는 요소는 따로 있다. 두뇌와 심리 싸움이다. 바닥 면의 쇼트 라인과 하프 코트 라인이 만나는 'T존(T ZONE)'을 차지하기 위해 공을 보내는 거리와 방향을 조절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T존은 상대방이 친 공을 가장 쉽게 처리하고 득점할 수 있는 위치로 체력 소모를 줄이고 공격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이 구역을 점하기 위해 선수들은 벽을 두 차례 이상 맞혀 공의 방향을 바꾸거나 회전을 거는 등 수 싸움을 한다.

강 코치는 "네트를 사용하는 라켓 종목에서는 공이 뒤로 흐르면 점수를 내주지만 스쿼시는 뒷공간에서도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방향을 고르게 활용하는 기술과 판단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스쿼시가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채택된 1998년 방콕 대회부터 5회 연속 출전하는 박은옥이 적지 않은 나이에도 젊은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이유다. 양연수는 "상대 선수의 전략을 읽고, 다양한 기술과 패턴으로 득점하는 쾌감이 스쿼시의 매력"이라고 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스쿼시 대표 송선미[사진=김현민 기자]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스쿼시 대표 송선미[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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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인천 아시안게임 남녀 개인ㆍ단체 네 종목 가운데 여자 단체전 메달을 기대한다. 선수 세 명이 차례로 3세트 2선승제 경기를 해 먼저 두 판을 이기는 나라가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토너먼트 방식이다. 처음 도입된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낸 종목으로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그 이상의 성적을 기대한다. 축구, 배드민턴과 함께 스쿼시가 3대 스포츠로 꼽히는 말레이시아는 광저우 대회 우승 팀이자 가장 껄끄러운 상대다. 국제스쿼시연맹 회장(나라야나 라마찬드란)을 배출한 인도와 4년 전 은메달을 딴 홍콩도 넘어야할 상대다.

한국의 첫 주자는 국내 랭킹 1위인 송선미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라켓을 잡은 그는 원래 리듬체조 선수로 운동을 시작했다. 허리를 크게 틀어 상대방이 볼 수 없는 각도에서 치는 백핸드 스트로크가 자신 있다고 했다. 대학 2학년 때까지 배드민턴 선수를 하다 전향한 박은옥은 라켓을 다루는 능력이 뛰어나다. 배드민턴의 스매시와 발리처럼 머리 위에서 공을 처리하는 기술에 능하다. 양연수는 테니스로 운동에 입문해 중학교 1학년 때 스쿼시 선수가 됐다. 구석을 겨냥한 정교한 스트로크가 장점이다.

박은옥은 "단체전이라도 각자 맡은 경기를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전 이상의 책임감과 협동심이 필요하다"고 했다.강 코치는 "선수들이 평정심을 유지하는데 훈련의 초점을 맞췄다. 홈팬들 앞에서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로 스쿼시의 매력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스쿼시는 20일 오전 10시 남자 개인전 32강을 시작으로 27일 여자 단체 결승전까지 열우물경기장에서 열린다.
여자 스쿼시 대표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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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쿼시 경기 규칙
가로 6.40m×세로 9.75m×높이 4.57m의 실내 코트에서 선수 두 명이 천장을 제외한 전후좌우 벽과 바닥까지 다섯 면을 이용해 대결하는 라켓 경기다. 직경 4㎝, 무게 24g짜리 고무공을 사용한다. 가로×세로 1.6m 넓이의 서비스 박스 안에 한쪽 발을 올려놓고 서브를 넣어 경기를 시작한다. 서브는 반드시 앞 벽의 서비스 라인 위와 프런트 월 라인 아래 공간에 맞고 쇼트 라인을 지나 반대편 코트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서브 이후에는 어느 벽을 이용해도 상관없다. 단 바닥에서부터 0.43m 높이에 있는 틴(Tin)이나 프런트 월 라인, 양 옆의 사이드 월 라인 위에 공이 맞으면 아웃이다.(그림 참조)
스쿼시 경기장

스쿼시 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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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켓으로 친 공은 반드시 앞 벽을 한 번 맞아야 한다. 바운드는 한 번만 허용한다. 상대의 진로나 스윙을 방해하면 '렛(무효)'이 선언되지만 고의성이 인정되면 점수를 내준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을 한다. 랠리 포인트 방식으로 개인전은 11점 5세트 3선승제, 단체전은 각국 선수 세 명이 차례로 대결하는 3세트 2선승제로 진행한다. 게임과 게임 사이 휴식 시간은 1분 30초다.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스쿼시 대표 양연수[사진=김현민 기자]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스쿼시 대표 양연수[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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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스쿼시 대표 송선미(왼쪽)과 박은옥[사진=김현민 기자]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스쿼시 대표 송선미(왼쪽)과 박은옥[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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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스쿼시 대표 이지현(왼쪽)과 양연수[사진=김현민 기자]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스쿼시 대표 이지현(왼쪽)과 양연수[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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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김현민 사진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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