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위원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안경환 전 국가위원장과 이상돈 전 중앙대 교수의 투톱 비대위원장 시스템이 당내 반발 속에서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번 비대위원장 체제 무산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당내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박 위원장과 기자들간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깜짝쇼처럼 등장한 외부 비대위원장 영입 발표가 사전에 당내에서 충분히 조율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반나절도 걸리지 않았다. 당내 소속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한 것이다. 깜짝쇼의 충격은 컸지만 쿵짝은 안 맞은 것이다.
이같은 문제는 이미 세월호 특별법 합의과정에서도 두 차례 확인됐다. 새누리당과 합의를 해와도 정작 이를 소속 의원과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받아들이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협상 상대에게 협상할 능력이 있는지를 묻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번 비대위원장 영입 실패로 인해 세월호 특별법 협상과정에서의 혼란은 이제 당내 혼란으로 확산될 모양새다. 창당과 지도부 총사퇴 과정에서 당의 공식적인 선출 기구가 사라진 현재의 상황에서 박 위원장의 지도력이 절실했지만, 이제는 당내 유일한 선출직 대표인 박 위원장의 원내대표 사퇴가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미 새정치민주연합은 정기국회 개원 과정에서 세월호 특별법 문제로 장기간 교착 상황에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이 상황에서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며 분열된 당을 단결시키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나오지 않을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에 무슨 일이 발생해도 이제는 놀라운 일은 아니게 됐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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