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서울 라이벌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프로야구 LG와 두산이 4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운명의 2연전을 한다. 3일 현재 중간순위는 LG가 시즌 전적 52승 1무 57패로 4위, 두산이 49승 56패로 5위다. 두 팀 간 승차는 한 경기에 불과하다. 이번 2연전 결과에 따라 가을야구 향배가 결정될 수 있다.
그래서 팀의 승리를 지켜야 할 마무리투수 봉중근(34·LG)과 이용찬(26·두산)의 어깨는 무겁다. 올 시즌 두 팀의 상대전적은 6승 6패로 팽팽하다. 라이벌전답게 열두 차례 맞대결 가운데 다섯 경기가 두 점차 이내에서 승패가 갈렸다. 그 만큼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닌’ 승부를 했다는 의미다. 경기 후반부 등판하는 마무리투수의 부진은 팀 패배와 직결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단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봉중근 쪽이 더 낫다. 마흔네 경기에서 1승 4패 28세이브 4블론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했다. 삼성 임창용(38·5승 2패 28세이브 9블론 평균자책점 5.85), 넥센 손승락(32·2승 4패 28세이브 4블론 평균자책점 4.41)과 함께 세이브 부문 공동선두에 올라 있다.
올 시즌 20세이브 이상을 올린 선수 네 명 가운데 NC 김진성(29·세이브 부문 4위·2승 2패 22세이브 1홀드 1블론 평균자책점 3.92)에 이어 가장 적은 블론세이브(세이브 상황에 등판한 투수가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하는 경우)를 기록해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봉중근은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도 좋은 경기를 했다. 두 경기에서 1.2이닝을 던지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1승 1세이브를 챙겼다. 지난 6월 18일 경기에서는 팀이 10-8로 앞선 8회말 2사 뒤 등판해 1.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세이브를 올렸고, 7월 9일 경기에서는 팀이 3-2로 앞선 연장 10초 2사 뒤 이원석(29)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 팀의 10회말 끝내기에 힘을 보탰다.
반면 이용찬은 최근 다소 불안한 모습이다. 올 시즌 성적은 서른여덟 경기 4승 4패 13세이브 6블론 평균자책점 4.19로 박희수(31·SK·1승 2패 13세이브 3블론 평균자책점 3.48)와 함께 세이브 부문 공동 7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는 1승 1패 2세이브를 기록했는데, 앞선 세 경기에서 모두 실점을 하며 주춤했다.
24일 NC와의 잠실 홈경기에서는 1.1이닝 3피안타 1실점, 28일 삼성과의 잠실 홈경기에서는 1.1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다. 붙박이 마무리로서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기대에 부응하려면 좀 더 확실한 뒷단속이 필요하다. 송일수 두산 감독(64)은 “(이용찬의 공은) 낮게만 들어가면 결코 치기 쉬운 공이 아니다. 제구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우리팀의 마무리는 이용찬”이라고 했다.
올 시즌 LG와의 맞대결에서는 지난 5월 5일 경기에서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바 있다. 진필중 XTM 해설위원(42) “마운드에서 누가 더 평정심을 유지하느냐가 첫 번째 관건”이라며 “두 선수 모두 좋은 직구를 가지고 있다. 제구에 어려움이 있는 변화구로 승부하기보다 직구를 얼마만큼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두 팀은 2연전 첫 경기에서 오른손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3·두산·11승 7패 1홀드 평균자책점 3.95)와 우규민(29·LG·9승 5패 평균자책점 4.30)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니퍼트는 올 시즌 LG를 만나 네 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70을, 우규민은 두산을 상대로 두 경기 1승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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