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간 끌어온 금호가(家) 형제간 다툼은 폭로전으로 치달으며 '진흙탕 싸움'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 같은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금호석화 측에서 형제간 갈등을 다시 재점화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금호석화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소모전에서 오는 피로감이나 사회적인 비난 여론에 대한 우려들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모든 털고 가지 않으면 안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호석화는 이번 고소가 지난해 11월 경제개혁연대가 박삼구 회장을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밝혔다. 당시 경제개혁연대는 박 회장이 대표로 있던 아시아나항공이 2009년 12월 금호산업 기업어음(CP) 790억 원어치를 매입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박 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박찬구 회장도 이번 고소에 대해 "고통스러운 결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여건도 안 좋은 현실에서 형제간 갈등이 계속 되면서 임직원들에게 괴로운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물론, 특히 주주들에게 투자 손실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박찬구 회장은 "장기적인 미래 성장을 위해서 향후 곪아 터질 수 있는 CP 문제를 달고 갈 수 있겠느냐. 여기서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말하며 이번 고소건을 결정했다고 금호석화 측은 전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이번에 털고 가야한다는 입장"이라며 "모든 것이 끝난 후 다시 문제를 제기할 수는 없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