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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 공장 돌며 현장밥 먹는 '삼식이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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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모 우리은행 호찌민 지점장
하루에 3~4곳 공단 돌며 스킨십경영


[호찌민(베트남)=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베트남 내에서 돈의 흐름이 가장 활발한 호찌민. 베트남의 경제수도에 걸맞게 현지 금융사들간 경쟁도 뜨겁다. 우리, 신한, KB국민 등 국내은행 10곳과 외국계 은행 25개 등 총 40여 안팎의 외국계 은행이 경쟁 중이다. 우리은행 호찌민지점도 그 중 하나다. 김한모 우리은행 호찌민지점장(사진)은 "베트남은 미국 다음으로 외국계 은행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곳"이라며 "현지 진출한 국내 은행 간 경쟁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지점장은 일주일에 사흘은 호찌민 외곽에 있는 공단을 찾는다. 현지화 전략을 위해서다. 도로 시설이 빈약한 탓에 기본 2시간 정도는 차로 나가야 공단을 들릴 수 있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9000만 인구의 20% 정도만이 은행을 이용할 정도로 금융에 대한 개념이 약한 곳이라 찾아다니는 방법이 최우선이다.

그는 "하루에 업체들 3~4곳에서 공장밥을 함께 먹으며 스킨십을 쌓아 나가고 있다"며 "친분이 쌓이면 초기엔 송금거래나 환전 등의 거래부터 시작한 후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 여신을 포함한 신용거래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호찌민지점의 개점은 2006년이다.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에 지점(1997년)을 낸 것에 비하면 한참 늦었다. 이 곳에선 김 지점장을 포함해 본사에서 주재원으로 나와 있는 4명, 현지에서 채용한 행원 22명 등 총 26명이 근무 중이다.
우리은행 호찌민지점의 전성기는 2009~2010년 때로, 한 해 영업이익이 1000만달러가 훌쩍 넘었다. 그러나 2010년 베트남 최대 국영조선회사인 비나신그룹이 방만경영으로 무너진 이후 정부의 금융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들의 성장세도 주춤해 졌다.

당시 베트남 중앙은행은 은행법을 개정해 외은지점의 동일인 여신한도를 종전 본점 자본금의 15%에서 지점 자본금의 15%로 대폭 축소했다. 우리은행이 2009년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모 기업에 6000만달러까지 대출을 지원했지만, 지금은 6분의 1인 1000만달러까지 확 줄었다. 현지 국내은행 지점들의 영업력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 때문에 김 지점장은 궁극적으로 현지화만이 살 길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 금융당국의 영업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고 국내 진출 기업들만을 상대로 한 영업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국내 선진 은행기법을 베트남 현지 문화와 접목시키는 현지화만이 살길"이라고 했다. 베트남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은행들이 지점을 현지법인으로 속속 전환하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지점장이 작년 5월 부임한 후 15개월간 현지화 영업에 집중하면서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특히 그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모기지(주택자금대출)다. 김 지점장은 "베트남 은행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를 70% 정도 해 주는데, 베트남 현지은행보다 우리은행의 금리가 좀 싸다"며 "LTV를 50% 선에 맞추고 금리를 좀 낮춘 상품을 우량 고객 위주로 공략하면 어느정도 가능성이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 법인인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라며 "인가가 떨어지면 지점을 좀 더 늘려 공격적으로 현지화 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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