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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서구식 ‘대불호텔’ 복원 논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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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국내 최초의 서구식 호텔로 알려진 ‘대불호텔’ 복원사업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개항기 초기 호텔로서의 의미가 크다며 복원을 추진하는 지자체에 맞서 시민단체는 사라진 건물을 사진과 간단한 실측자료만으로는 제대로된 복원이 이뤄질 수 없고 원래의 목조건물을 벽돌건물로 되살리는 것은 복원의 의미를 잃는 것이라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1일 인천 중구에 따르면 구는 중구 중앙동 1가 18번지 옛 대불호텔 부지(386.8㎡)의 활용방안을 찾기 위해 최근 연구용역을 완료, 대불호텔을 복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구는 용역과정에서 부지활용 방안의 하나로 제시됐던 역사 공원 보다는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호텔을 복원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이같이 결정했다.

구는 대불호텔 터에서 발굴된 유적의 흔적, 평면 실측결과, 사진 자료 등을 바탕으로
부지 위에 1880년대 대불호텔의 모습을 복원하겠다는 구상이다. 호텔 터 주변의 유사한 건축물을 일부 철거해 자재를 확보하고, 1층 바닥에는 강화 유리를 설치해 지하의 유적이 보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불호텔은 1888년 일본인 해운업자가 지은 3층짜리 벽돌 건물로 1918년 한 중국인이 인수해 음식점 ‘중화루’로 운영했고, 건물은 1978년 철거됐다.

하지만 이같은 구의 복원사업에 대해 지역 시민단체는 검증자료가 부족해 제대로 된 복원이 이뤄질 수 없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인천경실련은 “복원은 새로운 재료를 들이지 않고 기존의 구성요소만으로 재조립해 이전의 상태로 유적을 되돌리는 것”이라며 “이미 없어진 대불호텔을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중구가 발주한 용역보고서에 첨부된 도면 중 평면도와 입면도에 ‘추정’이라는 단서가 붙어있다. 복원은 ‘추정’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인천경실련은 또 중구가 복원하려는 건물이 최초의 대불호텔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인천경실련은 “국내 선교 개척자인 미국 아펜젤러 목사 등이 자신의 비망록에서 1985년에 대불호텔에 묵었다고 기록했는데 이는 목재로 만든 일본식 2층 건물”이라며 “중구가 복원하려는 ‘벽돌조 3층 건물’은 1888년에 세워진 것으로 ‘최초의’ 대불호텔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인천경실련과 일부 문화재 전문가들은 벽돌조 3층 건물이 최초의 대불호텔인 일본식 2층 건물 옆에 증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벽돌조 3층 건물보다 4년여 앞서 인근에 목조식 대불호텔이 있었다는 고증은 알고 있다”며 “다만 2011년에 벽돌조 3층 건물 터에 대불호텔 흔적이 발견돼 이 곳을 복원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부에선 1902년 서울 정동에 세워진 ‘손탁호텔’이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이라는 얘기가 있으나 대불호텔은 이보다 14년 앞선 1888에 세워졌다. 1883년 개항한 인천항(옛 제물포항)을 통해 조선 땅을 밟은 이방인들의 숙식을 위해 대불호텔이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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