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이어 스코틀랜드 골프여행 시 주의사항 두 번째 순서다.
스코틀랜드에서는 골프가 생활이고 철학이다. 잭 니클라우스의 인물 초상이 들어간 5파운드짜리 지폐가 통용되고 있을 정도다. 프로골퍼의 초상이 지폐에 들어간 경우는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자국민은 아니지만 국적을 초월해 메이저 18승을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73승이라는 업적을 쌓은 위대한 골퍼를 기리고 있다는 점에서 스코틀랜드인의 골프사랑을 엿볼 수 있다.
골퍼들로 항상 붐비는 곳은 당연히 세인트앤드루골프장이다. 올드, 뉴, 캐슬, 베이글로브, 에덴, 스트라티륨, 주빌리 등 총 6개 코스가 있다. 골프의 성지답게 올드코스 바로 뒤편에 골프박물관(British Golf Museum)이 자리 잡고 있다. 초창기부터 최근까지 골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온갖 자료를 모아 놓은 전시관이다.
올드코스 내에는 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클럽인 로열 앤 에인션트클럽(Royal and Ancient Club, R&A)이 있다. 바로 이곳에서 제정된 룰은 미국과 멕시코를 제외한 전 세계 골프에 적용된다. 클럽하우스 입구에 서 있던 '개와 여인은 출입금지(No dogs or women allowed)'라는 간판은 2007년 브리티시여자오픈 개최와 함께 사라졌지만 여성 입회는 여전히 금지돼 있다.
스코틀랜드인들의 영어는 액센트가 강하고 노래하는 듯한 억양 때문에 발음을 알아들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필요할 때는 종이 위에 써서 의견을 교환하는 것도 방법이다. 골프보다 더 즐거운 관광지도 많다. 수도 에딘버러 시내를 걸으면 오래된 중세 석조건물과 아름다운 성당, 에딘버러성, 독립을 상징하는 '운명의 돌', 박물관 등 역사적 유물 등 다양한 문화와 예술의 흔적을 곳곳에서 만나게 된다.
글=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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