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경험 삼아"…내 사전에는 없는 말이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유재학 감독, 스페인 농구 월드컵 '독한 출사표'

유재학 남자 농구대표팀 감독[사진=김현민 기자]

유재학 남자 농구대표팀 감독[사진=김현민 기자]

AD
원본보기 아이콘

[진천=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 1971년 1월, 포드햄대학교의 농구팀 램스는 기적을 썼다. 줄리어스 어빙(64)이 버틴 매사추세츠대학교의 레드먼을 87-79로 이겼다. 그것도 적지인 애머스트 경기장에서. 램스는 브롱크스와 브루클린 출신의 어중이떠중이 선수들이 모인 오합지졸이었다.

가장 키가 큰 선수가 196㎝에 불과했다. 대부분 1969년 12월 이래 진 적이 없는 레드먼의 승리를 점쳤다. 그러나 경기 시작 버저가 울리고 그들은 6-13으로 끌려갔다. 램스의 풀 코트 프레스(전면 강압 수비)에 고전을 거듭했다. 미국의 밀리언셀러 작가 말콤 글래드웰(51)은 이 일화를 저서 '다윗과 골리앗'에 담으며 "세상은 거대한 골리앗이 아니라 상처받은 다윗에 의해 발전한다"고 했다.
8월30일~9월14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 농구월드컵에 나가는 남자 농구대표팀은 '다윗'이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31위. 함께 D조에 편성된 앙골라(15위), 호주(9위), 슬로베니아(13위), 리투아니아(4위), 멕시코(24위)보다 낮다.

유재학(51) 감독은 "모두 우리보다 세고 거칠다"고 했다. 그러나 유 감독은 '경험을 쌓기 위해' 월드컵에 나가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남자 축구대표팀은 월드컵 때마다 16강을 목표로 뛴다. 농구도 그렇게 해야 된다." 선수들은 5월 19일 진천선수촌에 입소해 손발을 맞춰왔다. 7월에는 FIBA 랭킹 19위의 뉴질랜드와 다섯 차례 친선 경기(2승3패)도 했다. 대표팀은 25일 출국했다.

유재학 남자 농구대표팀 감독[사진=김현민 기자]

유재학 남자 농구대표팀 감독[사진=김현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대표팀은 최근 일주일 동안 청백전만 했다.지난 21일 진천선수촌 농구장에서 열린 청백전은 부상자가 속출할 만큼 뜨거웠다. 조성민(31ㆍKT), 오세근(27ㆍ상무), 김주성(35ㆍ동부)이 차례로 다쳤다. 7분씩 3쿼터로 진행된 경기에서 쿼터를 내준 팀은 벌로 3분여 동안 인터벌 트레이닝(일정한 거리를 다양한 움직임으로 바꿔가며 왕복하는 훈련)을 했다.
하지만 성준모(36) 매니저는 "트레이닝보다도 자존심이 걸린 싸움"이라고 했다. 코치들에게도 그랬다. 오세근, 이종현(20ㆍ고려대), 허일영(29ㆍ오리온스), 양동근(33ㆍ모비스), 조성민, 김선형(26ㆍSK)으로 구성된 청팀은 이상범(45) 코치가 지휘했다. 박찬희(27), 양희종(30ㆍ이상 KGC인삼공사), 김주성, 문태종(39), 김종규(23ㆍ이상 LG), 김태술(30ㆍKCC)의 백팀은 이훈재(47ㆍ상무) 코치가 맡았다.

두 팀은 3쿼터를 16-16으로 비겼다. 이어진 1분의 연장전은 득점 없이 무승부. 종료 직전 막내 이종현이 쉬운 골밑슛을 놓쳤다. 바로 고성이 터졌다. "멀대! 그걸 못 넣으면 어떡해." 막내는 개의치 않았다. 두 번째 연장에서 공격 리바운드 세 개를 잡아 청팀의 23-19 승리를 견인했다. 심판을 본 유 감독은 박수를 쳤다. "이제 선수들이 풀 코트 프레스의 구체적인 부분까지 해낸다." 문제는 부족한 실전 경험. 유 감독은 "뉴질랜드와의 경기에서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더 크고 강한 상대를 만나서도 통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대표팀은 뉴질랜드와 경기 때보다 강해졌다. 유 감독은 "슈터 부재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 조성민이 건재한데다 최근 허일영, 김태술 등의 몸 상태가 크게 올라왔다"고 했다. 골밑을 지키는 김종규와 이종현의 움직임도 민첩해졌다. 유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모두가 분명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뛴다. 시키지 않아도 개인 연습을 할 만큼 적극적"이라며 "그런 노력이 좋은 결실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 2014 농구월드컵 국가대표 선수단
▲ 감독= 유재학(모비스) ▲ 코치= 이훈재(상무) 이상범(국대위)
▲ 가드= 양동근(모비스) 김선형(SK) 김태술(KCC) 박찬희(KGC인삼공사)
▲ 포워드= 조성민(KT) 양희종(KGC인삼공사) 허일영(오리온스) 문태종(LG)
▲ 센터= 김주성(동부) 김종규(LG) 이종현(고려대) 오세근(상무)
▲ 단장= 이경호(대한농구협회) ▲ 매니저= 성준모(모비스) ▲ 트레이너= 정태중(모비스) 김보규(한양대)
▲ 전력분석원= 한기윤(국대위) ▲ 통역= 이재상(국대위)

◇ 농구월드컵 한국 조별리그 일정(이하 한국시간)
▲ 30일(토) 대 앙골라(20시30분)
▲ 31일(일) 대 호주(20시30분)
▲ 9월 3일(수) 대 슬로베니아(3시)
▲ 4일(목) 대 리투아니아(3시)
▲ 5일(금) 대 멕시코(0시30분)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