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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日記]형제봉주막

최종수정 2014.08.22 11:10 기사입력 2014.08.2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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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바람이 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냥 내가 아닌 바람
철이 덜 들어서 그럴까

높은 하늘에서 한 판 멋지게 놀아보고
그곳에서 낮은 땅을 한 번 내려다보면 세상이 쬐매만하게 보이겠지
그러고 나서 내가 가보지 못한 곳들도 가보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하늘에서 보고 싶다
그런 다음에는 그냥 높은 산 바위에 걸터앉아 먼 시선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생각조차 없는 긴긴 시간을 보내 보내고 싶다

그 일이 지루해질 때면 형제봉 아래 바람 같은 사람이 주인장인 형제봉주막에서
주인장의 손때 묻은 기타소리를 들어보고
지글지글 거리며 돌아가는 옛날 전축소리를 응시하면서
계란찜 하나 시키고 막걸리 한 대접 들이키면
나 또한 그와 함께 바람이 되리라

바람이 되고 싶은 날에는 형제봉주막에서 흔들리는 유리창 너머로
자전거 타고 가는 초로의 늙은이를 보는 것으로 막을 내리자
형제봉주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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