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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시대 '한방살이'의 눈물…"차라리 보증금 더 낼게요"

최종수정 2014.08.20 16:17 기사입력 2014.08.2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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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 #직장생활 3년 차인 정모(29·여)씨는 요즘 한숨이 늘었다. 다음 달이면 계약기간이 끝나는 방의 집주인이 얼마 전 재계약 조건으로 월세를 7만원 올리겠다고 해서다. 현재 정씨는 서울 종로구의 20㎡(약 6~7평) 남짓한 원룸에서 월세 43만원을 내며 생활하고 있다. 계약 당시 임대 보증금은 500만원. 지방에서 올라온 정씨의 직업은 조그만 회사의 사무직이다. 얼마 되지 않는 월급으로 월세를 내고 나면 생활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정씨는 집주인에게 차라리 보증금을 더 내겠다며 사정했지만 집주인은 '보증금은 더 필요 없다'며 거절했다.

서울의 원룸 월세가 계속 오르고 있다. 이에 혼자 사는 젊은 층의 생활고가 커지고 있다. 주택임대전문회사 렌트라이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의 연립·다세대주택의 평균 월세는 45만원으로 2년 전인 2012년 상반기 43만3000원보다 3.9%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용면적 40㎡ 이하 원룸주택의 월세는 2012년 상반기 평균 39만2000원에서 올해 상반기 41만7000원으로 2년 사이 6.2%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들 주택의 최근 2년간 임대 보증금은 평균 4354만원에서 4257만원으로 2.2% 하락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저금리 기조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임대사업자들이 한 번에 많은 양의 전세 보증금을 은행에 넣어둬봤자 이자가 얼마 붙지도 않기 때문에 보증금으로 목돈을 불리기보다는 다달이 수익이 들어오는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보증금을 내리더라도 월세를 올리려는 집주인들이 늘어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에서는 대출규제를 완화하고 금리를 내려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도와주겠다고 나섰지만 주택 구입보다는 월세로 전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임대료 부담만 가중된 셈이다.

지난달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주택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42.3%로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이 21%였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치솟는 전셋값으로 인한 '깡통전세(대출금 총액과 전세금의 합이 집값의 70%를 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월세를 찾는 1인가구나 신혼부부가 많아져 월세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의 월세 부담 역시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연합 관계자는 "요즘 집에서 독립해 나온 젊은 직장인들 다수가 높은 전셋값 때문에 월세를 선택한다"며 "한창 결혼자금과 노후자금 등을 마련해야 할 시기에 오르는 월세값 부담으로 돈을 모을 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년간 서울에서 월세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금천구로 2012년 상반기 26만7000원에서 올해 상반기 37만8000원으로 41.7%(11만1000원) 상승했다. 이어 종로구 28.3%(9만6000원), 도봉구 21%(6만2000원), 성동구 19.8%(7만6000원),용산구 19.2%(7만5000원)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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