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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주유소… 폐업도 쉽잖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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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비 1억5000만원 엄두 못 내…셀프 전환하거나 무기한 휴업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동네 부자'로 통했던 주유소 사장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목 좋은 부지에 문을 열고 많게는 매달 수천만원씩 수익을 올리던 때와 달리 이제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가족들을 무급직원으로 쓰는 상황에 처했다.

과잉경쟁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주유소 업계의 폐업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는 배경이다. 전국 주유소 수도 수개월째 감소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폐업조차 하지 못해 무기한 휴업에 들어간 곳도 최고치에 도달했다. 반면 셀프주유소나 알뜰주유소와 같은 저가 공급원의 증가는 눈에 띈다. 주유소 수가 적정 수준으로 조정되기까지 이 같은 불황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8일 한국주유소협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국 영업주유소 수는 1만2575개로 전년 동월 1만2713개에서 138개 줄었다. 전달에 비해서도 24곳이 감소한 것으로 전국 영업점 수는 2010년 말 1만3004개로 정점을 찍은 뒤 2011년 1만2901개, 2012년 1만2803개, 2013년 1만2687개 등 4년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폐업을 신고한 영업점도 월 평균 23곳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 22곳을 시작으로 6월까지 폐업점만 총 138개에 달한다. 평창동 A주유소 대표는 "이 일대 모인 주유소만 3곳으로 치열한 경쟁 탓에 예전에 비해 매출이 크게 줄었다"며 "마진을 생각해 가격을 올리면 사람이 끊기고 가격을 내리면 영업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로 건너편에 있던 대형 주유소도 결국 문을 닫았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휴업점 역시 좀처럼 줄지 않는 데 있다. 휴업점은 전국에 425개로, 부담스러운 폐업비용 탓에 휴업을 신고한 뒤 무기한 문을 닫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주유소 폐업을 위해서는 시설물 철거와 토양오염 정비비용에 평균 1억5000만원이 필요하다. 기름탱크에서 기름이 새나와 토양오염 우려가 있는 탓에 기름탱크 제거 후에는 반드시 정화 작업을 마쳐야 폐업이 가능해서다.
 / 한국주유소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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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주유소 폐업 시 일부 비용을 지원하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석대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9월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이 역시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전망이다. 공제조합을 통한 지원으로 조합 개개인이 지원금을 나눠 내야하는 데다 9월 시행 후 폐업신고가 급증할 경우 지원금 운영에도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셀프주유소와 알뜰주유소 등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저가 공급원은 늘고 있다. 6월말 기준 운전자가 직접 기름을 넣는 셀프주유소는 1649곳으로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까지 치솟았다.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이 정유사의 기름을 대량으로 공동 구매해 공급하는 알뜰주유소도 마찬가지다. 올 초 1031개에서 6월 말 1085개로 5% 가까이 늘어 전체 대비 9%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경영난으로 폐업을 결정하거나 가격이 낮은 셀프, 알뜰주유소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수요자들 역시 셀프나 알뜰주유소를 찾고 있어 전국 영업점 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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