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볼라 경보 격상…국가비상사태 선포
에볼라 유행국들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데 이어 미국도 에볼라 경보를 최고 단계인 '레벨1'로 격상한 가운데 WHO가 이번 사태와 관련한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PHEIC)'를 선포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뉴스위크 인터넷판에 따르면 WHO에서 PHEIC를 선언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대 동원부터 에볼라 발생국으로 여행 자제가 필요한 모든 조치가 가능하다. 특히 에볼라 창궐 지역에 대한 여행 자제는 가장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또 미국을 비롯한 나토군의 경우 재난 현장 지원에 대한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 국제적 개입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도 이날 WHO의 대책이 나온 직후 10여개 부처가 참여하는 긴급회의를 열고 에볼라 관련 후속 조치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WHO 회의 결과에 따른 국내 상황을 점검하고, PHEIC나 여행자제가 권고될 경우 각 부처의 역할 분담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볼라 발병 지역에선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엘렌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9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라이베리아에선 군인들이 서부 에볼라 발병지역 주민들이 수도 몬로비아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시에라리온에서도 동부 발병지역의 주민 이동을 차단했다.
WHO의 6일 기준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아프리카 서부의 기니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는 1711건이고, 이 가운데 932명이 숨졌다.
WHO는 아직 검증된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에볼라의 치료를 위해 아직 실험단계인 치료제를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다음 주 초 의료 윤리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다만 이 치료제가 아직까지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은 만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없어 사용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