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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지대' 없다…관중 위협 '파울볼'에 야구장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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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구장 롯데팬 부상 사건으로 본 관중 안전대책

부산 사직구장[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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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야구를 즐기려고 야구장을 찾은 여성 팬이 파울 타구에 머리를 맞아 중상을 당했다. 부산에 사는 여대생 A씨(20)는 롯데의 팬으로서 지난달 24일 열린 삼성과 롯데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친구 세 명과 함께 사직야구장을 찾았다. 오후 6시 40분쯤 1루 쪽 객석에 지정된 자리에서 경기를 보며 먹을 음식을 정리하고 자리 번호를 확인하던 중 자신에게 날아오는 파울볼을 미처 피하지 못했다.

롯데 B선수가 친 공은 A양의 왼쪽 눈 옆에 맞았다. A양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코와 입으로 피를 흘렸다. 곧 구급차로 경기장 근처 개금 백병원으로 후송돼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 진단을 받고 열 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했다. 수술 결과는 좋았고, A씨는 가족과 대화를 할 정도로 회복돼 2일에는 퇴원 수속을 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1년 동안 병원을 오가며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
최근 야구장에서는 파울볼로 인한 관중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A씨가 사고를 당하기 하루 전인 7월 23일 열린 롯데와 삼성의 경기에서도 롯데 C선수가 친 파울볼에 왼쪽 눈을 맞은 여성팬 D씨(19)가 병원으로 실려갔다. D씨는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롯데 구단은 병원 치료와 관련한 영수증을 제출하면 보상해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각 구단은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관중석으로 파울된 공이 날아들 때 주변에 배치된 안전요원들이 일제히 호루라기를 불어 주의를 환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근본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 더욱이 최근에는 경기를 생생하게 즐기기 위해 경기장과 관중석의 거리가 더 줄었다. '익사이팅 존'이 대표적인 경우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2010~2012년까지 3년 동안 야구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부상자는 1344명으로 하루 평균 3.3명이 야구장을 찾았다가 다쳤다. 그 가운데 95%에 이르는 1277명은 파울볼에 맞아 다친 사례였다.
이번에 사고를 당한 A씨는 1루 측 외야로 이어지는 1층 관중석에서 공에 맞았다. 내야에서 외야로 이어지는 관중석은 빠르고 강한 타구가 자주 날아가 사고가 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빗맞은 타구보다는 방망이 중심에 맞아 넘어오는 타구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중에 차이가 있을 뿐 야구장 내에 파울볼로부터 안전한 곳은 없다. 한 경기에 나오는 파울 타구는 마흔 개 내외다.

경기장에 간 야구팬은 누구나 스스로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투수의 손을 떠나 방망이에 맞은 공은 시속 200㎞로 날아간다. 그라운드와 가까운 익사이팅 존에는 1초, 외야 관중석에는 2초 정도면 파울 타구가 도달한다. 하일성 KBS 해설위원(65)은 "관중들이 공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치료나 보상은 이미 일이 터진 다음의 일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는 파울볼 사고와 관련해 책임소재 등을 명시한 규정이 없다. 각 구단은 입장권 뒷면에 '파울볼 등 사고 발생 시 구단은 책임지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어 안내를 하고 있다. 그러나 도의적인 책임에서까지 자유로울 수는 없다. 프로야구 구단들은 사고에 대비해 체육시설업자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다. 시설물에 의한 사고에는 최대 1억원까지, 파울불 사고 시에는 최대 600만원까지 지급된다.

롯데 구단은 3일 "롯데팬의 사고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후 대책과 관련해 피해자 가족들과 상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롯데 구단은 A씨의 병원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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