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은 부주석 시절부터 해외 순방에 나설 때마다 현지에 설립된 '공자학당'을 찾기로 유명하다. 공자는 중국의 글로벌 문화전략의 핵심이다. 여기서 중화주의와 공자는 샴쌍둥이를 이룬다. 현재 중국은 동북공정을 마무리하고 세계 곳곳에서 공자학당 확대 정책에 혈안이다.
중국 동북부와 한반도 서북부, 즉 동북아에 기원전 2333년, 조선족의 나라 '고조선'이 성립된 이래 숙신족, 조이족, 예족과 맥족, 동호족, 산융족, 호맥족(만주족), 말갈족, 여진족, 거란족 등 수많은 민족이 발원하고 소멸되기를 반복했다. 또한 고조선-고구려-발해, 요나라(거란족), 금나라(여진족), 청나라(호맥족) 등이 강성한 힘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들은 한족(韓族) 혹은 한족(漢族)에 흡수돼 명맥마저 온전치 않다.
이들은 모두 유목족 계열로 우리 조상과 친척뻘이다. 심지어는 우리의 핏속에도 스며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단일민족 의식 속에 살아왔으나 실제로는 여러 민족의 혈통이 모여 지금에 이른다. 우리 혈통에는 여진계, 위구르계, 회화계, 일본계, 베트남계 등 오리엔탈계는 다 포함돼 있다. 유전 형질상으로도 60% 북방계열과 40%의 남방계열이 혼재돼 있다. 첨단적인 유전자 검사로도 정체불명의 DNA가 18.5%나 된다. 성씨 분포에 있어서도 우리나라 275개 중 130여개가 귀화 성씨다. 따라서 우리는 수많은 족속의 피가 혼재된 용광로 혼혈민족이다.
그 증거가 요삼채다. 요삼채는 화장토 위에 황, 녹, 백색의 유약을 사용해 색이 뚜렷하고 화려하다. 주로 일상생활용기로, 일부는 당나라 때처럼 명기(明器)로도 제작됐다. 요삼채를 대표하는 해당화모양 접시는 초원의 화초와 구름 등의 문양이 새겨져 있어 유목민의 정취가 물씬하다. 또한 닭볏모양 항아리는 조형미와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다. 요삼채는 당삼채에서 영향을 받아 원명삼채로 계승되며 중국 도자기의 본류를 이룬다.
무서우리만치 집요한 중화주의가 남긴 폐족의 유물 '요삼채', 명확히 지금으로서는 중국 유물이다. 중화주의가 그렇게 만들었다. 요삼채처럼 그저 이민족의 박물관에나 전시돼 있는 우리 유물도 수십만점이 넘는다. 다 힘 없고 정신을 잃을 때 빼앗긴 유물들이다. 시진핑의 찬사에 지나치게 의미를 두지 말 일이다.
이규성 사회문화부 선임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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