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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증시]보이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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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은 시장경제의 핵심을 짚은 표현이다. 개인의 이기심에 따라 자유로운 선택을 하면 '시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원리에 의해 사회적 이익을 극대화하고 경제발전에도 기여한다는 뜻이다. 아담 스미스는 200년도 더 지난 글에서, 시장에서의 수많은 활동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보다 '보이는 손'이 쥐락펴락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주요국가들은 금리인하, 양적완화 등을 기본으로 한 강력한 통화정책으로 경제를 움직인다. 그 힘은 6월 연준 회의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났다. 옐런 의장은 연준이 방향타로 잡은 것과 역행하는 지표는 '잡음'으로 규정하고 "신경 쓰지 말라"고 못을 박았다.
우리도 '보이는 손'이 있다. 10일 전후로 새 경제사령탑 자리에 오를 최경환 경제팀이다. 증시는 최경환 모멘텀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박근혜노믹스와 발을 맞추면서 얼마나 시장에 우호적인 정책을 쏟아낼지에 관심이 높다. 우선 금리를 내려줄 지 여부는 최대 관심이다. 기업 배당 정책에는 얼마나 관여할 지도 핵심이다. 과연 환율시장에는 얼마나 개입을 할지도 관전포인트다. 많은 시장전문가들이 1기 경제팀의 소극적인 정책추진력에 실망했고, 2기 경제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금 증시는 잔뜩 먹구름이 껴 있다. 어닝시즌을 앞둔 경계감이 가장 크다. 삼성전자 감익은 예상된 난제다. 조선, 에너지, 화학, 철강 등 실적 컨센서스는 계속 내려가고 있다. 원화강세로 인한 수출기업의 실적 우려도 높다. 10월에는 연준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끝날 예정이다. 이래저래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증시에 신경제팀이 '준비된 소방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 = 국내 기업의 2분기 및 연간 실적 전망의 하향 조정이 계속되고 있다. MSCI Korea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9.3조원인데, 이는 연초 대비 14.3% 하향 조정된 것이며, 여전히 추가적인 하향 조정 압력이 존재하고 있다. 섹터 별로 보면 12개월 예상 EPS 전망이 연초대비 개선된 섹터는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자동차 부품 등에 불과하다.
반면 조선, 에너지, 화학 철강 등의 실적 악화는 더 심화되고 있다. 다만 2분기에 들어서 조선의 실적 하향 조정은 다소 완화되고 있다. 실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7월 증시에서 주목할 점은 박근혜 정부의 2기 내각 개편이 임박했다는 것이다. 특히 신임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적극적 부양으로 경제 정책의 선회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라크, 우크라이나 등의 지적학적 위험이 잔존하는 점은 부담이다. 두 지역 모두 각 정파간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으나, 선진국들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조기 사태 진정이 난망하다. 이상을 종합할 때, 전월에 이어서 중립적 포트폴리오 기조를 유지하되, 실적 호전 및 정책 기대 종목의 비중은 확대유지하고 실적 부진종목은 축소하는 전략으로 7월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손위창 현대증권 연구원 =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은 선진국(미국, 유럽) 중앙은행 역할과 영향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전망한다. 야구 경기에 비유해 보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된 결승전에서 선발투수(=글로벌 경기)가 급작스레 무너지자 Fed(미 연방준비제도)는 구원 투수로 등판하였다. 충분히 자기의 역할을 수행하고 한계 투구수에 다다르자 덕아웃으로 들어가려 한다. 이어서 불펜 대기 중이던 ECB(유럽중앙은행)는 마무리 투수 임무를 수여 받고 등판을 준비 중이다. 이와 같이 하반기는 마무리 투수의 세이브 성공을 기대하는 마지막 9회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기 이후 4~5년간 열세에 몰렸던 글로벌 경기는 Fed의 강력한 피칭에 힘입어 동점 상황까지 이끌고 왔다. Fed는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잘 수행하였지만 9회까지 연투하기엔 체력 부담으로 마무리 역할을 다음 투수인 ECB로 넘겨주려는 것이다. 관중(=투자자)은 강판된 투수(Fed)에 대한 아쉬움과 마무리 투수(ECB)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 다만 일반적으론 체력 부담이 큰 투수(Fed)보다는 싱싱한 투수(ECB)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을 것이다. 현재 글로벌 증시 역시 싱싱한 투수(ECB)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고 보여진다.

다만 아직 첫 타자 승부가 진행 중이며 아웃 카운트가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ECB가 첫 아웃 카운트를 잡고 난 이후에야 관중의 안도감은 좀 더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전력투구에 임하지 않고 질질 승부를 끌게 된다면 경기 결과를 기다려온 관중들은 경기가 끝나기 전 실망감으로 먼저 자리(=증시)를 일어날지도 모른다. 이처럼 선진국(미국, 유럽) 중앙은행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한껏 높아진 상황에서 하반기에 내보일 승부수에 따라 게임의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 = 올해 상반기 수출환경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중국의 금융개혁과정에서 대중국 수요가 부진했고, 미국도 악화된 기후여건탓에 역신장하는 부진이었다. 아베노믹스 효과가 사라진 일본은 2분기에는 소비세 인상탓에 수요부진에 직면했다. 이 기간 원화강세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수출실적은 선방해 왔다.

하반기 수출환경은 긍정적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경제 회복이 하반기에는 좀 더 뚜렷해질 것이며, 유럽은 확장적인 통화정책으로 회복속도를 높여갈 전망이다. 여기에 소비세 인상이후 부진에서 벗어나는 일본과 금융개혁 속도 완화로 성장에 대한 배려가 높아지는 중국경제는 글로벌 경기의 동반회복이라는 환경을 이끌어낼 것이다. 또한 고환율, 고물가에 따른 긴축이 이어지던 신흥국가들도 긴축정책을 완화시킴으로써 수요 부양에 나서고 있다.

수요개선과 함께 상반기 미리 절상된 원화는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수출로부터의 이익을 개선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수출증대와 원·달러 환율 상승이라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조합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환율의 저점은 과거에 경험했던 800원대의 원·달러 환율과 700원대의 원”100엔 환율에 비해 더 높은 수준이다. 환율 우려때문에 할인받았던 수출기업들은 양적인 수출확대와 함께 이익 전망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는 호기를 맞고 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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