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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사외이사들, 경영진 압박?…경영파행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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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KB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이 주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해 '한국IBM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라는 카드를 꺼내면서 그동안 반대 측에 섰던 경영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특히 사외이사들이 임시이사회를 개최하면서 이례적으로 경영진을 배제한 채 안건 상정을 추진해 관철시킴으로써 향후 갈등에 따른 경영파행도 우려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23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IBM과 한국IBM을 공정거래법의 위반으로 당국에 신고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이사회는 사외이사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한 가운데 이같이 정했다.

특히 사외이사 일동의 입장 표명까지 밝히면서 공정위 조사를 통해 이사회가 기존에 유닉스 전산시스템으로 교체를 결정한 것에 대해 정당성을 갖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외이사 측은 "여러 정황을 검토한 결과 한국IBM 및 IBM의 가격정책이 독점이윤의 추구를 위해 사회적 후생을 가로막는 시장폐해를 일으켰다"며 "이러한 위법성을 심사받아 보고자 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당국에 신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0년 유럽연합(EU)에서도 IBM을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로 시정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번 이사회 안건 상정에서 이건호 은행장과 정병기 상임감사위원 등 사내이사들은 사전에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배제됐던 것으로 보인다.

또 은행 내부에서 법률검토를 한 결과 한국IBM의 시장지배와 거래행위 등에 대해 '공정위에 신고할 대상이 아니다'는 결론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외이사들은 별도의 법률자문을 통해 신고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이 한국IBM을 공정위에 신고할 경우 그 사실만으로 IBM은 향후 국민은행이 발주하는 전산 관련 입찰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사외이사들이 유닉스 전산시스템으로의 교체 결정을 번복하지 않고 작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다.

특히 국민은행 사외이사 측이 주장한 대로 향후 공정위의 조사 결과 IBM과 한국IBM이 불공정거래를 한 것으로 결론이 나면 이 은행장과 정 상임감사의 경영진으로서의 위상과 리더십, 판단력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사외이사 측은 이번 사태의 발단이 IBM 대표가 은행장에게 보낸 이메일에 있었다고 강조하면서 행장과 정 감사가 잘못된 판단을 내려 이 같은 분란이 지금까지 이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 조사 결과 불공정 혐의가 없는 것으로 나올 경우 사외이사 측은 책임을 면치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주 전산시스템 교체 결정과 관련해 한국IBM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이사회의 결정이 잘못된 것으로 결론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IBM 측으로부터 명예훼손과 같은 민·형사상 책임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사외이사들과 경영진 간 갈등은 더 커졌다. 여기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하 KB국민은행지부가 주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해 이 행장과 정 감사를 제외한 이사진을 업무상배임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민·형사상 소송을 검토하고 있어 사태는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노조 측은 유닉스 전환을 승인한 이사회 결정에도 효력정지가처분신청 제기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는 26일 열릴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의 징계 결정 이후에도 국민은행 이사진 간 내부 갈등은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조직의 사기 저하와 신뢰도 추락, 경영 파행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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