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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정몽준, 선거 후 첫 회동…"오늘부터 다시 선·후배 사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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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8일 TV토론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몽준 전 의원.

▲지난 5월28일 TV토론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몽준 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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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19일 6·4지방선거에서 맞수로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정몽준 전 의원과 선거 후 처음으로 만나 "선거기간 중에는 서로 그런 일들이 있었지만, 전 부터 친한 사이였고 서로 좋게 생각해 온 만큼 오늘부터는 다시 선·후배 관계로 돌아가는 것으로 하자"고 말했다.

박 시장과 정 전 의원은 이날 10시30분께 시청 6층에 위치한 시장 집무실에서 만나 서로에게 축하와 환담을 건네며 이같이 밝혔다.
먼저 두 사람은 시장 집무실 앞에서 악수를 나누며 서로에게 "고생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와 같은 인사말을 건네고, 곧 집무실에서 앉아 선거와 향후 서울시의 방향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선거라는 강행군을 마친 두 사람은 서로의 체력과 건강부터 염려했다. 박 시장은 "현직시장이라서 끝난 다음 날 부터 (시정에) 복귀했다"며 "다른 지역은 인수위원회가 있어 한 달가량 여유가 있는데 저는 지난 재·보선 때도 그랬고 잘 못 쉬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 전 의원은 "시장님이야 워낙 체력이 좋으시지 않으냐"며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체력이시잖아요"라며 환담을 나눴다.

이어 정 전 의원은 "시장이 되신 만큼 축하드리고, 서울이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이니 잘 해 주실거라 믿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탁드리려고 왔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시장은 "선거 중 많은 제안이나 아이디어, 공약도 하신만큼 제가 고문으로 모실테니 자주 뵙고 좋은 말씀 해 달라"고 답했다.
의원직을 사퇴한 정 전 의원의 호칭을 두고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박 시장이 "후보라는 호칭은 좀 그렇고 고문님이라고 불러드려야 하나"라고 하자 정 전 의원은 "고문은 좀 그렇고 제가 연배가 높으니 선배라고 부르는 게 어떻겠나"라며 "저는 후배라고 하지 않고 박 시장님이라고 부르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이에 "선거기간 중 서로 좀 그런 일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전 부터 친했고, 서로 좋게 생각해 왔다"며 "오늘 부터 다시 선후배로 돌아가는 걸로 하겠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또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정 전 의원은 "지금 우리나라 경제가 전체적으로 많이 어렵고, 지난 30년간 경제가 잘 된 때보다 어렵다고 한 때가 더 많다"고 말했다. 박 시장도 "한국 사회가 그동안 성장엔진이 멈추는 시기를 보낸 만큼 새로운 경제가 필요한 상황이다"라며 "시장 혼자서 구상할 수는 없고 도움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후에도 어려운 경제상황을 둘러싼 정 전 의원의 조언이 이어졌다. 정 전 의원은 "시장경제는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시장경제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고, 시장경제를 잘 활용하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시장은 이에 "뭐든지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제가 부족한 것이 있다면 자주 말씀 해달라"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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