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형씨.
우리 너무 자주 만나지 마세. 당신은 매력적이긴 하지만 나를 야위게 하네. 당신의 매력이 내 야윈 골조를 그럴 듯 하게 숨기는 게 탈일세. 나는 그걸 믿고 자꾸만 쭉정이가 되어가는 셈일세. 문제는 이런 것일세. 내가 당신의 효과와 광휘를 신뢰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진짜 내가 할 말 보다 이 화장법에 더 공을 들이게 되었네. 그런 결과 발언은 사라지고 수사 만이 극성을 부리네.
어떤 형씨를 고를까. 그 노하우는 자주 많은 글쟁이들의 칭송과 부러움을 받곤 하지. 그러나 그건 외피에 몰두하는 세태의 미친 정신과도 통하는 것이지. 형씨가 극성일 동안은 아무도 메시지에 관심을 두지 않네. 형용사들의 거래일 뿐일세. 어쩌면 아무 것도 받지 않고 주지 않았으면서 아주 혼란스럽게 서로 뭔가 정크메일이 오가는 것과 같은 것이지. 형용사들은 더하거나 빼거나 곱하거나 나누는 것일세. 여기엔 반드시 대상이 있어야 하네. 대상의 크기에 따라 형씨들은 때마다 달라지는 것일세. 형씨들은 대상의 변죽을 울릴 뿐이며 결국 대상을 전달한 뒤에는 장렬히 전사하는 것인데도 우린 왜 형씨에 그토록 미련을 두는 것일까.
모르겠네. 정말 국물 쑥 빠진 건데기 만의 언어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 휘황한 너울들 다 걷어내고 딱 할 말을 내뱉는 것일세. 형씨는 좀 빠지게. 언어의 순정 부품들만 필요하네. 전달자와 수신자 사이에 형씨는 오해와 혼선만 불러 일으켰네. 형씨는 문제의 본말을 전도시키고 말았네. 형씨에 대한 염의야 말로, 문체 각성의 첫 단계라고 생각하네. 자아, 툭툭, 도마질을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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