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또는 내달 초에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 발표를 앞두고 현 경기상황과 대내외 위험요인 등 경제여건을 면밀히 점검 중이며 이를 토대로 성장률, 소비자물가, 실업률 등 주요 지표를 조정할 예정이다.
금융연구원은 세월호 사고 여파로 성장률이 0.08%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심리가 2분기에만 나타나면 올해 연간으로 4.1%성장하지만 3·4분기까지 둔화하면 3.9%까지 내려가게 된다. 성장률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은 적지만 성장률 유지 또는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최근 우리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돼 왔다. 1·4분기 중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동기대비로 전분기(3.7%)보다 높은 3.9%의 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전기대비 연율로도 3.8%까지 확대되며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최근 2개월 연속 하락했으나 동행지수 및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여전히 기준(100)을 상회하고 있다.
정부가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내수와 건설투자 외에는 전반적인 상황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2014∼2018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총괄·총량분야 작업반도 국내 경제 전망에 대해 "국내외 여건과 향후 전망을 종합적으로 감안해본다면 내수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가운데 수출 증가세도 확대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건설투자는 증가세가 둔화되고 민간소비는 증가세가 점진적으로 확대되겠지만 여전히 경제성장률을 하회하면서 제한된 범위 내에 머무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반면에 설비투자는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고 무역은 수출과 수입의 동반 증가를를 예상했다. 소비자물가도 상승세가 서서히 확대되면서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1.6%~2.3%와 2.3%~3.0% 내외의 비교적 안정적인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작업반은 "투자 활성화 및 경제활동 참가율을 제고하는 동시에 경쟁 정책 강화 등으로 경제전반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서 잠재부실 해소, 경쟁촉진, 규제개혁,서비스산업 선진화 등은 성장잠재력 확충을 통한 경제전반의 역동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작업반은 이어 "잠재성장률 하락, 세입기반 약화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제반 여건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한 재정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국정과제의 차질없는 수행이 필수적이며, 재정은 이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국민행복 시대 실현 뒷받침▲지출구조조정 및 세원확대를 통한 재정구조 정상화▲재정규율 강화를 통한 재정건전성 회복 등을 주문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소비가 잘 안 되는 이유는 구조적인 문제이므로 재정 측면에서 큰 해결책을 내기는 어렵다"면서 "내수 진작 차원에서 서비스 규제 완화 등 구조 개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은 민생과 경제혁신에 초점을 맞추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이어 "우리 경제가 처한 대내외 여건과 리스크 요인을 면밀하게 분석ㆍ점검해 민생경제 회복을 공고히 하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데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민생경제 살리기는 모든 부처 공통의 지상과제라고 강조하고 "정부의 정책노력이 실제로 국민들께 닿아 살림살이가 나아졌다고 느낄 수 있을 때까지 다시 한번 긴장의 끈을 조여야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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