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사수·심판론 등 거대담론 경쟁으로 관심 못받아…정의·노동·녹색, 광역·기초단체장 당선 0건
개표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른 5일 오전9시 현재 정의당ㆍ노동당ㆍ녹색당은 단 한 석의 광역자치단체장ㆍ기초자치단체장도 배출하지 못한 상태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진보진영이 인천 동구ㆍ남동구, 울산 북구 등지에서 당선자를 배출한 것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다.
녹색당 역시 6·4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1명, 광역의원 3명, 기초의원 7명, 광역비례대표 12명 등 총 23명이 출마했다. 그러나 한국은 물론 아시아 최초의 녹색당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걸었던 서형원 과천시장 후보가 19.3%의 득표율에 그쳐 낙선했고, 다른 후보들도 저조한 득표를 기록하며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다.
국회의원 5석을 보유해 노동당·녹색당보다 상황이 나은 정의당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조택상 인천 동구청장ㆍ배진교 인천 남동구청장이 각각 8%, 0.8% 차이로 수성에 실패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어렵사리 마련한 수도권 교두보를 상실한 것이다. 광역단체장에서도 당력을 모아 지원했던 조승수 울산시장 후보가 26.4%의 득표에 그치며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다만 참패 수준의 선거결과에도 군소정당들은 이전처럼 정당해산과 같은 극단적 위기까지 내몰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의 경우 텃밭인 울산에서 이갑용 울산시장 후보가 예상을 뛰어넘는 8.1%의 지지율을 보였고, 광역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도 정의당을 제친 4.98%를 기록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정의당도 서울시 비례대표 선거에서 통합진보당을 제치고 정당득표율 4%를 기록했고, 인천 남동구청장 선거에서는 단 0.8% 차이로 석패하는 등 '뒷심'을 보였다. 녹색당 역시 창당 이후 두 번째 치른 선거에서 12곳의 광역자치단체에 비례대표 후보를 내고, 기초단체장ㆍ광역ㆍ기초의원에 11명의 후보자를 내며 적지 않은 인지도를 쌓았다.
이유진 녹색당 서울시 비례대표 후보는 "전국단위로 두 번째 치른 선거에서 대부분 정치초보자인 23명의 후보들이 '정치'에 대해 많이 배운 것 같다"며 "비록 바깥(원외)에서 활동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녹색당이 공약으로 내건 지역 에너지공약, 인권공약 등을 통해 지역에서 시민들에게 다시 평가받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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