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 메이킹 비중 롱게임 68%, 퍼팅은 15%, 매킬로이와 우즈 "장타가 동력"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롱게임이 더 중요하다고?"
골프에서 '스코어 메이킹'의 결정적 요인은 보통 숏게임으로 압축된다. 1m짜리 퍼팅도 1타, 300야드짜리 드라이브 샷도 1타라는 점 때문이다. 최근에는 그러나 롱게임의 중요성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골프전문지 더골프 최근호에서는 실제 마크 브로디 미국 콜롬비아대 교수의 주장을 인용해 고정관념을 깨는 이론적 근거들을 제시했다.
PGA투어는 '스트로크 게인드'를 따로 계산한다. 평균보다 얻거나 잃는 스트로크다. 브로디의 아이디어에서 출발된 이 통계는 퍼팅을 거리별로 나눠 6m 퍼팅이 1m 퍼팅보다 더 잘 쳤다는 방식으로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시 말해 퍼팅 실력을 가늠하는 잣대다. 이를 확대시키면 라운드 당 드라이브 샷과 어프로치 샷, 숏게임에 대한 평가도 가능하다.
이 방식에 따라 계산해 보면 세계적 수준의 프로골퍼와 아마추어골퍼 간의 스코어 차이에 퍼팅은 15%에 불과하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 대신 드라이브 샷(28%)과 아이언 샷(40%)은 68%에 달했다. 아이언 샷은 티 샷 이후 홀까지 100야드 이상의 샷으로 정의했다. 2004~2012년까지 드라이브 샷의 스트로크 게인드는 로리 매킬로이(0.98)와 버바 왓슨(0.91)이 1, 2위를 차지했다. '톱 10'에는 메이저 우승자가 3명이나 포함됐다.
▲ "김세영과 장하나를 보라"= 이 이론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도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22개의 대회에서 김세영(21ㆍ미래에셋)은 평균 266.94야드를 날려 드라이브 샷 비거리 부문 1위에 올랐다. 간발의 차로 장하나(22ㆍ비씨카드ㆍ 266.42야드)가 뒤를 이었다. 상금랭킹에서는 장하나가 1위(6억8900만원), 김세영이 2위(6억7000만원)다. 두 선수 모두 3승씩을 거둬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김세영은 지난해 그린적중률도 1위(81.11%). 평균 퍼팅 수는 반면 32개로 85위에 그쳤다. 이 부문 1위 이승현(23ㆍ우리투자증권ㆍ29.63개)과는 2.37개 차이가 난다. 장하나 역시 그린적중률은 3위(78.47%)로 상위에 랭크됐지만 퍼팅은 28위(30.25개)로 밀렸다. "티 샷이 잘 떨어져야 나머지 홀 공략이 쉬워진다"고 강조하는 김세영은 "아이언 샷의 그린적중률이 높으니 퍼팅 수는 많을 수밖에 없다"며 "퍼팅 수 통계는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브로디는 "PGA투어 선수에게 드라이브 샷 비거리가 20야드가 더 나간다는 것은 라운드 당 0.75타를 줄이는 효과로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4라운드 경기라면 3타를 벌 수 있다는 의미다. 퍼팅을 잘 한다는 사람들의 통계를 보면 공을 홀에 더 가까이 붙이는 능력이 있고, 당연히 퍼팅을 여러 번 하지 않게 된다. 평균 90타의 아마추어골퍼는 투어 선수에 비해 2~4배 정도 퍼팅을 더 많이 한다. 그만큼 홀에 가까이 붙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수'가 되려면 결국 롱게임을 잘해야 한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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